3월까지 신주ㆍ회사채인수로 지분 92.7% 확보
이사회, 계약해제시 법적 책임 한도 명시 조건으로 승인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하나로텔레콤[033630] 이사회가 4천714억원에 두루넷을 인수키로 조건부
승인, 지난 2003년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두루넷이 2년만에 새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 금액은 하나로텔레콤이 입찰때 제안한 4천962억보다 5% 줄어든 규모다.

하나로텔레콤은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두루넷 투자계약 안건'이 조건부 승인됐
다며 법원과의 협의를 거친 뒤 최종 승인을 받아 본 계약을 할 예정이라고 4일 공시했다.

다만 이사회 논의 결과 두루넷 인수를 위한 투자계약서 내용 중 계약해제 조건과 관련한 자사의 법적책
임 한도를 명확히 하는 것을 조건으로 승인됐다며 4일 법원과의 협의를 거친 후 두루넷 인수 조건과 방
침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법원이 이사회가 요구한 법적 책임한도를 명시하지 않을 경우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 인수 본
계약을 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들이 두루넷 인수가 무산될 경우 제기될 수 있는 법적인 책임에 대
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날 총 11명의 이사회 멤버 중 9명이 참석한 가운데 8시간 넘게 진행된 하나로텔레콤 이사회에는 AIG
측 이사 2명이 불참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인수대금 중 52.63%에 해당하는 2천480억원은 신주인수 방식으로, 나머지 47.37%인 2천
233억원은 회사채 인수방식으로 각각 지불한다. 취득한 신주 4천962만주는 증권예탁원에 보호 예수를 통
해 1년간 처분할 수 없다.

하나로텔레콤은 두루넷이 신규로 발행하는 기명식 보통주식 9천924만주를 액면가 2천500원에 인수, 두루
넷 전체주식의 92.71%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하나로텔레콤은 3월까지 두루넷의 신주 및 회사채를 인수해 정리채무를 변제하고 향후 관계법령에 따라
법정관리 종결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은 "두루넷 인수를 계기로 양사간 자가망 활용 극대화 등 네트워크 및 전화국 통합운영, 통
합 브랜드 마케팅, 해약률 개선 등을 통해 약 1천3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수수료체계 개선 등을 통해 약 2천300억원 등 올해부터 향후 5년간 모두 3천600억원 규모의 EBITDA
(세금 및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