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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A은행에서 우량고객 대우를 받고 있는 대기업 회사원 강모(38)씨는 내년에 거래은행을 B은행으로 옮기려고 한다. 과거라면 강씨는 옮긴 은행에서 다시 거래 실적을 쌓아야 우량 고객이 될 수 있다. 하지 만 내년부터 강씨는 새로 옮긴 은행에서도 곧바로 우량고객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강씨가 공과금 이나 세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우량고객에서 탈락해 금리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신용사회의 인프라로 불리는 선진국형 신용평가회사(CB·Credit Bureau)가 내년 초 기업과 개인 두 분야 에서 잇따라 출범한다.
지금까지는 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망과 민간 신용평가회사들이 개인·기업의 신용정보를 축적해왔다. 그 러나 이런 신용정보는 연체 기록 등 불량정보 중심이거나 외부 감사를 받는 중견기업 이상으로 정보가 국한돼 있었다.
반면 새로 출범하는 CB들은 우량 정보(대출상환 기록)를 포함해 전체 거래 대상자의 50~70%에 대한 방대 한 신용정보를 축적할 예정이다. 또 신용도에 따라 대출 여부와 금리 수준이 결정될 예정이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개인신용(가칭)은 내년 1월 말 출범, 하반기부터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 자 본금은 500억원 규모로 14개 금융회사가 출자했다.
한국개인신용은 중복 고객을 감안하더라도 최대 2000만명의 신용거래 기록을 확보할 방침이다. 최범수 개인CB설립위원회 위원장은 “선진국처럼 개인의 신용도에 따른 합리적인 대출 금리 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국책금융기관이 주도하는 한국기업신용정보(가칭)도 내 년 1월 말 출범한다.
기업CB는 내년 하반기 중 신보와 기보 등 출자회사가 보유한 75만개의 중소기업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서 비스를 시작한 뒤, 3~5년 내에 국내 전체 기업 313만개의 50%선인 150만여개로 데이터를 늘려가기로 했 다. 기업CB는 각 기업의 사업·재무·경영진 정보 등 3500개 항목에 걸친 상세한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신용 위험을 조기 경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외상거래에서 자주 대금지급 기일을 어기거나 세금 체납 기록이 있는 중소기업체는 대출받을 때 높은 금리를 물거나 아예 대출을 거부당할지도 모른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CB가 정착되면 금융기관들이 부실을 우려해 무조건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는 현상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거대 정보 집적에 따른 사생활 침해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 임병철 연구위원은 “CB는 철저하게 신용정보만 축적해야 하며,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예금정보, 공공정보 등은 개인 동의를 받 는 등 개인정보보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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