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 정용백.장대석.하현옥 기자] 공업.농업.상업계 등 실업계 고교가 다시 뜨고 있다. 수년째 미 달하던 실업계고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10일 마감된 서울시내 79개 실업계고 신입생 모집에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모든 학교가 정원을 채웠 다. 지난해에는 12개교에서 미달 사태가 빚어졌었다. 또 총 2만4770명 모집에 2만6500여명이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2만6238명 모집에 2만2935명이 지원했었다.
전북에선 10년 만에 처음으로 정원(7675명)보다 지원(7700여명)이 많았으며, 지난해 미달됐던 충남에서 도 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1개 실업계고가 있는 부산에서는 미달 학교가 6개로, 지난해(18개)보 다 크게 줄었다.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선 올해 특성화고로 지정된 실업계 고교에 중상위권 학생이 몰 려 지원자의 입학성적도 껑충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 눈치작전 등장=지난 9일 접수를 마감한 특성화고교인 부산산업과학고에는 180명 모집에 235명이 원서 를 냈다. 매년 미달 사태를 빚었던 학교였지만 오랜만에 정원을 채웠다.
지원자가 늘면서 중학교 진학지도 교사들은 당황하고 있다. 서울의 한 실업계 교사는 "수년간 실업계고 에 자리가 남아 중하위권 학생들을 쉽게 보낼 수 있었는데 이제 특성화고의 경우 중위권을 보내도 안심 하지 못할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의 한 중3학년 담임 교사는 "지난해만 해도 실업계고에서 학생을 보내달라고 사정했었다"면서 "하지 만 올해에는 원서 마감 당일 한 실업계고에 원서를 냈다가 지원자가 몰리면 즉각 다른 학교에 다시 원서 를 써내는 등 눈치작전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 취업.진학 골라서=실업계고 지원자가 늘어난 것은 실업계 특별전형이나 수능의 직업탐구영역 신설 등 으로 대학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넓어진 데다 취업에도 불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한양공고의 경우 진학을 위한'계속형'반과 취업을 위한 '완성형'반을 각각 개설해 학생들이 다양 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올해 대학입시에서 3학년 학생 493명 중 79명이 수시 모집에 합격한 상태다. 지난해에도 경희대와 중앙대.한양대 등 4년제 대학에 78명, 2년제 대학에 303명 이 각각 진학했다. '완성형'반 학생들은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삼성SDI 같은 대기업에도 일자리를 구했 다. 이 학교 강문석 교장은"인문계고 학생보다 취업과 진학면에서 모두 선택의 폭이 넓다"고 말했다.
부산산업과학고 구대서 교장은 "불경기라지만 특성화가 잘 된 실업계고의 졸업생은 거의 100% 취업하고 있다"면서 "생각만 바꾸면 실업계고를 기피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