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웃음-서양인 웃음…성격아닌 얼굴구조 탓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2-10 오전 9:26:00
동아일보]서양인이 웃는 모습을 보면 윗니와 잇몸이 훤히 드러나는 ‘활짝 웃음’이 많다. 이에 비해 한
국인은 윗니가 살짝 보이는 ‘점잖은 웃음’이 흔하다.

웃음의 형태는 언어나 문화의 영향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역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정설. 하
지만 최근 ‘해부학적’ 연구를 보면 다른 이유도 있는 듯하다.

연세대 치대 구강해부학 김희진 교수는 최근 한국인 39명을 대상으로 웃을 때 얼굴근육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조사해 ‘대한체질인류학회지’ 12월호에 연구내용을 게재한다. 한 마디로 한국인은 근육 구조상
‘활짝 웃음’보다 ‘점잖은 웃음’이 자연스럽다는 것.

일반적으로 웃음의 형태는 입술 모양에 따라 3가지로 구분된다. 입꼬리만 위로 올라가는 ‘모나리자 웃
음’, 입꼬리와 윗입술이 함께 올라가 윗니와 잇몸이 훤히 드러나는 ‘송곳니 웃음’, 그리고 입꼬리와
윗입술은 올라가고 아랫입술은 내려가 윗니 아랫니가 모두 보이는 ‘틀니 웃음’이다.

이 가운데 모나리자형과 송곳니형은 해부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입꼬리 옆의 안쪽에는 얼굴표정근
육 8개가 모여 있는 ‘볼굴대’가 있다. 볼굴대에 연결된 근육 가운데 윗입술을 위로 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광대뼈에 붙어 있는 ‘큰광대근’이다.

볼굴대가 입꼬리 선보다 위에 있으면 큰광대근의 길이가 짧다는 말. 따라서 웃을 때 윗입술을 쉽게 당겨
올릴 수 있다(송곳니형).

이에 비해 볼굴대가 입꼬리 선상이나 아래에 위치하면 큰광대근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윗입술을 당
기는 힘이 약하다. 그래서 웃을 때 윗입술이 잘 올라가지 않는다(모나리자형).

김 교수는 “조사 결과 볼굴대가 입꼬리 선상이나 아래에 놓인 경우가 84.6%였고 나머지는 위에 놓여 있
었다”며 “한국인이 모나리자 웃음을 잘 짓는 이유를 해부학적으로 밝힌 셈”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
는 또 “사실 ‘틀니 웃음’은 해부학적으로 자연스럽지 않다”며 “정치인이나 연예인처럼 남에게 의식
적으로 웃음을 보여야 할 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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