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의 횡포, "우리는 절대 손해보지 않는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1-19 오전 9:18:00
홈쇼핑사들의 협력업체에 대한 횡포가 심각한 수준이다.상품 판매가 저조한 협력사들에게 아예 방송시간
을 사서 물건을 팔라고 강요하는가 하면 방송 진행에 드는 비용마저 업체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성남에서 의류 수입업을 하는 이모씨는 홈쇼핑 얘기만 나오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한 홈쇼핑사가 의욕적으로 수입 속옷을 함께 팔아보자며 방송 3회 정도를 보장할테니 1만여개 정도의 수
량을 준비하라고 했다.

하지만 첫 방송 후 판매가 저조하자 홈쇼핑사측의 태도가 달라졌다.

방송 2,3회분은 진행할 수 없으니 그냥 방송시간을 사서 상품을 팔라는 것이었다.

심야시간대는 시간당 1500만원에서 2000만원, 황금시간대는 시간당 5000만원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결국 홈쇼핑사는 물건이 잘 팔리면 수수료로 이익을 보고 또 물건 판매가 저조할 때는 방송 시간대를 잘
라 팔면서 '리스크 제로', 다시 말해 절대 손해보지 않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홈쇼핑사측의 말만 믿었던 이씨는 현재 재고가 9000개나 남아 파산 직전에까지 몰린 상황이다.

홈쇼핑사 말만 믿다 파산 직전까지 몰려
의류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의 경우 이제는 아무나 신상품을 홈쇼핑에 출시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
트리고 있다.

일부 홈쇼핑업체가 10억원을 예치한 업체에게 일종의 독점권을 주는 '대형 벤더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
문이다.

이렇게 되면 중소업체가 직접 상품을 홈쇼핑에 출시할 수 없고 대형 벤더를 통해서만 진입이 가능하게
된다.

이에 대해 대형 벤더제를 실시하고 있는 홈쇼핑사측은 규모가 작은 중소 업체들의 경우 재정 상태를 담
보할 수 없어 부득이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협력업체의 입장에선 홈쇼핑사는 차치하고 대형 벤더에게도 판매액의 3에서 5%의 수수료를 떼어
줘야 하기 때문에 유통구조만 복잡해지고 비용 부담만 더해졌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송시간 잘라 팔기에다 대형 밴더제의 도입. 그 어떤 손해도 보지 않겠다는 홈쇼핑사의 방침 속에 중
소 협력업체들만 죽어나고 있다.

중소업체 직접 진입 불가능, 유통구조 복잡해지고 비용 늘어
홈쇼핑 업체들은 방송 진행에 필요한 모델과 게스트 비용 그리고 사전 제작과 특수효과 사용에 드는 비
용 등도 업체에게 떠넘기고 있다.

초창기 5:5 정도로 부담하던 것이 이제는 7:3, 8:2 심한 곳은 전적으로 협력업체가 비용을 부담하는 곳
도 있다.

CBS가 입수한 한 홈쇼핑사와 납품업체 사이의 계약서를 살펴보면 홈쇼핑사는 협력사의 의사에 반하여 광
고비, 판촉비, 판매부대 등의 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하거나 전가해서는 안된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현 시스템은 협력사가 제반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는 방송 자체가 불가능한 체제라는게 홈쇼핑사
담당자의 솔직한 고백이다.

사실 홈쇼핑사와 협력업체는 동업자 관계다. 홈쇼핑사는 업체에게 방송판매라는 유통을 보장하고 그 댓
가로 방송 판매액의 40% 정도를 수수료로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방송 진행에 드는 제반 비용을 업체측에 부담시키고 있는 것은 손안대고 코 풀겠다는 대기업
의 횡포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용도 협력업체가 부담, 대기업 수준의 횡포
홈쇼핑사는 직접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시청자들의 전화주문을 받는다.

하지만 주문 폭주시 ARS 제도라는 것을 활용하는데, 이 제도는 전화 상담원 없이 ARS로 주문하는 소비자
들에게 1000원 정도를 할인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비용마저 홈쇼핑사들은 협력업체에 부담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홈쇼핑사의 직접적 이익을 넘어서는 부분까지 업체측에 부담시키는 것은 부
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품 방송에 필요한 제반 비용에다 ARS 비용 부담까지 짊어진 납품업체들.

이같은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결국 상품 가격을 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마지막에는 소비자 피해
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CBS사회부 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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