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병기.허귀식 기자] 국세청 기준시가가 9억원 이상인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내년부터 9억
원 초과분에 대해 1~3%의 세율로 매기는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자신의 명의로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도 기준시가를 모두 합해 9억원이 넘으면 역시 과세 대상이다.

6억원(건교부 공시지가 기준) 이상의 빈 땅(나대지)이나 40억원 이상의 사업용 토지를 가진 사람도 각
각 기준금액 초과분에 대해 1~4%, 0.6~1.6%의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1일 고
위 당정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안을 확정,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해 내년부
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보유세 어떻게 바뀌나=현재 건물과 토지에 따로 부과되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는 내년부터 주택분 재
산세(부속 토지 포함)와 토지분 재산세로 바뀌며, 일정 기준 이상의 집.땅 부자들에게는 다시 종합부동
산세가 부과된다.

주택.토지분 재산세는 내년 7월과 9월에, 신설되는 종합부동산세는 내년 12월에 부과된다.

현행 6단계(세율 0.3~7%)와 9단계(0.2~5%)인 재산세와 종토세 세율은 각각 3단계로 축소되며, 종합부동
산세율도 주택의 경우 최고 세율 3%를 포함해 3단계로 나뉜다.

재산세와 종부세를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은 당분간 국세청 기준시가와 건교부 공시지가의 50%만을 적
용할 방침이다.

종부세 적용 대상자는 ▶주택 3만~3만5000명▶나대지 3만명▶빌딩.상가.사무실 등의 부속 토지(사업용
토지) 8000명 등으로 중복자를 감안하면 6만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임대주택 등은 과세 대상에서 원칙적
으로 제외하되 몇 채 이상부터 제외할지 등은 나중에 결정하기로 했다.

◆세부담 얼마나 늘어나나=정부는 재산세와 종부세가 중복 과세되는 것을 막기 위해 종부세에서 이미
낸 재산세만큼 빼주기로 했으며, 급격하게 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년 50%, 2006년 50% 등
(개인별) 세금 증가율 상한선을 두기로 했다. 따라서 내년에는 보유세가 아무리 늘더라도 올해 냈던 세
금보다 50% 넘게 늘어나진 않는다. 서울 강남 대치동의 선경 아파트 48평형(기준시가 11억원)의 경우 올
해 총 154만4660원의 보유세를 내던 것을 내년에는 231만6990원으로 세금이 77만여원 정도 늘어나게 된
다.

그러나 매년 50%씩만 세금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4년 후에는 세부담이 현재보다 최고 5배에 달하게 돼 부
동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의 세부담은 앞으로 상당히 늘어날 전망이다. 단독주택 450만가구와 50평 미만
의 중소형 연립.다세대주택 226만가구에 대해서도 아파트 기준시가와 같은 '공시주택가'를 내년 4월까
지 만들어 이를 기준으로 재산세와 종부세 부과 대상을 고르게 된다.

이종규 재경부 세제실장은 "국세청 기준시가가 시가의 70~90% 선이어서 이를 기준으로 매기는 보유세 과
표는 현재보다 60% 정도 올라갈 전망이지만 세율 인하와 과표 구간 조정 등으로 전체 보유세는 평균 10%
(3000억원) 정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세 대상자 중 20~30%는 현재보다 세금이 올라가지
만 60~70%는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