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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하현옥 기자.변선구]
▶ 서울 상계동의 박미향씨가 아이들에게 ‘똘똘이’ ‘수학박사’ ‘복덩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주고 숙제와 공부를 도와주고 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애칭을 사용하는 것도 칭찬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 는 방법이라고 한다. 변선구 기자 칭찬할 것이냐,혼을 낼 것이냐. 아이가 못한다고, 부모가 짜증이 난다 고 혼을 내자니 아이의 기가 죽을 것 같다. 그렇다고 마냥 칭찬만 해주면 아이가 기고만장해질 것 같 다. 딱 부러지는 정답은 없다. 다만 칭찬에는 아이의 자신감을 길러주는 힘이 숨어 있다. 부모가 자신 을 인정해준다는 만족감을 안겨줌으로써 꾸중이나 매로는 풀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 그런데 칭찬에도 꼭 알아둬야 할 기술이 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칭찬기술을 알아본다.
# 작은 것부터 칭찬하자아이에 대한 칭찬은 날 잡아서 거창하게 하는 게 아니다. 일상 생활에서 자그마 한 것을 잘 해내거나 사소하지만 나쁜 버릇을 고쳤을 때 즉시 해주는 칭찬이 큰 효과를 본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손석한 박사는 칭찬의 종류를 '뿌리 칭찬'과 '가지 칭찬'으로 나눈다. '뿌리 칭찬'이 란 꼭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제행동을 고쳤을 때 하는 칭찬이다. 예를 들어 공부 하기 싫어 하는 아 이가 매일 한시간씩 공부하도록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지킬 경우 칭찬한다.부모나 아이 모두에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이에 비해 '가지칭찬'은 고치기 쉬운 행동을 목표로 세우고 이를 고칠 경우 하는 칭찬이다. 쉬운 것부 터 시작해서 점차 어려운 것을 고치도록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최종 목표가 매일 한시간씩 공부하는 것이더라도 첫날 10분, 다음날은 20분, 그 다음날은 30분…, 이런 식으로 시간을 늘려가면서 칭찬하는 것이다.
평소 '가지 칭찬'을 많이 해주다 아이의 행동에 뚜렷한 변화가 보이면 '뿌리 칭찬'을 아끼지 않는 방식 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 일관성 지켜야부모가 서로 상의 없이 마구잡이로 해주는 칭찬은 아이에게 혼란을 안겨줄 수 있다. 부 모의 의견이 서로 지나치게 다를 경우가 문제다. 이때 아이는 힘이 있고 자신에게 잘해주는 쪽을 따르 게 된다. 손석한 박사는 "칭찬이나 야단 모두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일관성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칭찬을 말로만 때울 수는 없다. 칭찬받을만한 일을 하면 상도 줘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의 행동에 따라 단계적으로 상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부모의 기분에 따라 주면 아이가 부모의 기 분에 맞춰 행동하려 할 뿐 진정한 개선 효과는 없다. 아이에게 주는 상으론 역시 선물이 주종을 이룬 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부모로서 부족한 부분을 선물로 상쇄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때도 장난감 을 사주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장난감을 사준 뒤 아이와 함께 가지고 노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체벌이나 비교는 자제체벌은 엄격함이나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훈육 방식이다. 체벌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지만 부모와 자녀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이 많다. 또 아이를 때릴 때 감정 적으로 흐르지 않더라도 문제 해결을 완력으로 하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분과 정유숙 교수는 "가능하면 야단은 적게 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부모 가 이유를 설명해줘도 혼났다는 것, 매를 맞았다는 것만 기억해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쉽다"고 말했다.
불가피하게 야단을 칠 경우에도 피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형제나 친구와 비교하는 것이다. 정 교수 는 "누구보다 잘해서, 또는 누구보다 못해서 칭찬이나 꾸지람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이렇게 해 보세요
◆ 칭찬할 때-그 자리에서 즉시 칭찬하자-"참 잘했어요!"라고 말하자 -칭찬하는 이유를 말해주자-상을 주자-부모가 바라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자 -사랑과 칭찬의 신호를 만들어 몸으로 표현하자-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해야-선물도 독이 될 수 있다 -부모가 일관성있게 칭찬해야-스스로 한 일에 대해 더욱 많이 칭찬하자-하지 말라고 한 일을 하지 않았 을 때도 칭찬은 필수
◆ 야단치기 전에-감정적으로 화를 내지 않기-지나간 일을 끄집어내지 않기-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서만 야단치기-형제자매를 비교하지 않기-야단치는 목적은 분명하게-아이의 인격을 비난하거나 무시하 지 않기-고쳐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기-절대 때리지 않기-시간을 정해놓고 야단치기-아이의 생각 을 들어보기
*도움말=손석한(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박사*** 이런 게 바람직한 칭찬받아쓰기에서 처음으로 100점 을 받은 초등학교 1학년 은혜. 엄마와 매일 1시간씩 연습을 한 결과다. 이럴 때 부모는 어떻게 칭찬을 해줘야 할까.
"은혜가 100점을 받아서 엄마는 정말 기뻐. 참 잘했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는 결과에 관심을 가진 칭 찬에 불과하다.
반면 이런 칭찬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은혜가 100점을 받았구나. 네가 지난 일주일 동안 엄마와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 이제 노 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지."결과뿐 아니라 과정에 가치를 둔 칭찬을 들으면 아이 는 자신의 노력을 거쳐 나온 결과가 칭찬을 받는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이의 동기를 북돋우 는 격려인 셈이다.
손석한 박사는 "자녀에게 왜 칭찬을 받을 행동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과에 대해서만 칭찬할 경우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부작용도 낳을 수 있으므로 과정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아이를 바꾸는 한마디의 힘▶주호(9)=방과후 친구들과 문방구.오락실 등을 기웃거리느라 늘 학원에 늦었다. 엄마는 어르고 달래고, 혼내다 학교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아이를 기다려 학원에 데려다주 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엄마가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게 창피했던 주호는 다른 길로 샜고 학원도 빼 먹었다.
아이와의 숨바꼭질에 지쳐가던 엄마는 "칭찬과 상을 주라"는 의사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주호가 시간에 맞춰 학원을 가면 "잘했다"고 꼭 말해주고 학교에 다녀온 뒤에는 간식을 챙겨주는 등 칭찬과 관심을 보 이자 주호의 태도는 일주일만에 달라지기 시작했다.
▶태성(9)=엄마는 자신이 바라는 행동을 아이가 못할 때마다 야단을 쳤고, 태성이는 급기야 소아 우울증 을 보이게 됐다. 주의가 산만하고 엄마나 선생님에게 자주 화를 내고 대들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권유로 칭찬요법이 도입됐다. 우선 아이에게 그날 그날 할 일을 구체적으로 일러준 뒤 이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낸 뒤에는 아낌없이 칭찬했다. 그러자 칭찬을 듣기 위해 노 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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