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재테크"대중 속으로… 불황에 매물늘며 관심 급증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1-01 오전 9:32:00
동아일보]《“경기가 나빠지면 경매 매물이 늘어난다. 이런 때 경매를 알아두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
는 기회가 그만큼 더 많아질 것 같아 경매 공부를 시작했다.”(30대 초반 회사원 강인구씨) 지난달 28
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서초1동의 한 경매정보 제공업체 강의실. 이미 바깥은 캄캄해졌지만 30여명의
직장인들은 경매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불황의 터널이 길어지면서 경매 매물이 증가하자 요즘 경매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외환위기 때 경매로 재미를 본 사람이 많다는 것을 ‘학습’한 사람들
이 앞으로 있을 수도 있는 ‘큰 장(場)’에 대비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늘어나는 수강생과 강좌=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디지털태인이 운영하고 있는 이 강좌 수강생은 올해
상반기까지 20명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30여명으로 50%가량 늘었다.

경매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도 10월 23일부터 주
말 경매교육강좌 사업을 시작했다.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주말 교육 수요 증가와 맞물려 이 강좌에
도 당초 예상했던 20명을 넘어 30여명이 몰렸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경매특별강좌에도 직원과 일반인 등 2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경매교육은 대학의 평생교육원
과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경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평균 연령대는 낮아지고 있다. 외환위기 때는 40, 50대가 주
로 경매에 참여했는데 최근에는 30대 직장인들이 재테크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디지털태인의 이영진 부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는 부동산중개업자 등 관련 직종 사람
들의 수강이 많았는데 지금은 일반인들의 비율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물건은 많아지고 참여는 쉬워지고=전국 법원에서 나오는 경매 물건은 올해 들어 계속 늘고 있다. 매물
이 증가하면서 감정가의 절반 이하에 낙찰되는 건수도 올해 1∼9월 2만123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1만
3158건에 비해 61.4% 늘어났다.

경매 진행 방식도 일반인의 참여가 쉽도록 바뀌고 있다. 법원은 최근 우편을 이용해 입찰을 할 수 있도
록 하는 ‘기간(期間) 입찰제’를 별도로 도입했다. 이 제도는 입찰 현장 분위기로 낙찰가를 파악했던
경매브로커의 설자리를 잃게 만듦으로써 전문가와 일반인의 ‘실력 차’를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경매가 본질적으로 지닌 ‘위험’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건국대 부동산학
과 조주현(曺周鉉) 교수는 “불황으로 기업이나 가계가 도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 경매에 대한 관심은
커진다”면서 “매물이 많아지고 경매 참여도 쉬워졌지만 자칫하면 입찰보증금만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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