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고령화…경제에 "검버섯"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0-02 오전 9:48:00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선진국들에 비해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내놓
은 ‘고령자 통계’는 머지 않아 고령화 현상이 의료비 부담 증가, 경제활력 감소에 따른 성장률 저하
등 경제·사회적 부담을 현실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또 부모의 노후 생계에 대한 가족의 책임의식
이 크게 희박해지는 등 가족의식 변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속화하는 고령화=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전체 인구의 7.2%를 기록해 ‘고령화 사
회’에 들어섰고, 2019년에는 14%를 웃돌아 ‘고령 사회’로, 2026년에는 20%를 넘어서 ‘초고령 사회’
로 진입할 전망이다.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단연 1위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데 19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비
해 프랑스는 115년, 미국은 72년, 독일은 40년, 일본은 24년이 걸렸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인구를 유년인구(0~14세)로 나눈 노령화 지수는 2020년에는 109.0%를 기록해 유년인
구보다 노인인구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1970년 7.2%에 불과했던 노령화 지수는 80년 11.2%, 90년 20.0%, 94년 23.9%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려
왔으나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2000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30년에는 186.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방한한 미국 노인학협회 존 헨드릭스 회장은 “한국의 고령화 현상은 가히 혁명적”이라는 평가
를 내놓기도 했다.

◇힘겨운 노년생활=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들의 소득이 격감하고 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급여를 100으로 할 때 60세 이상 취업자의 월급여는 2000년 89.4에서 2002년
에는 79.4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8.7%로 전년(30.7%)에 비해 2.0%포인트 감소했다.

노부모 부양을 기피하는 추세도 확산되고 있다.

‘가족이 노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응답은 70.7%로 98년(89.9%)보다 19.2%포인트 낮아진 반면 ‘스스
로 해결해야 한다’는 9.6%로 1.5%포인트 높아졌다.

또 자녀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노인도 45.8%로 절반에 육박했다.

실제 혼자 사는 65세 이상 노인은 90년 인구 100명당 8.9명에서 2000년 16.2명으로 10년 사이 2배 가까
이 급증했다.

〈박구재기자 goodpark@kyunghyang.com〉


-정부는 ‘별 대책 없음’…기본법도 마련못해 소득보장등 엄두못내-

전국 30개 군 지역이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등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
의 대책은 한마디로 걸음마 수준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정책의 수립 및 추진과 관련된 지침서 격인 ‘고령사회대책기본법’이
아직도 부처간 협의를 마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 법을 올해 안으로 입법예고한 후 이르면 내년 중에 구체적인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을 만들겠
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나 때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노인들의 생계와 직결된 소득보장 문제는 고령화 대책의 핵심사항이지만 국민연금이나 사보험 이외에 별
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노인 가운데 90% 이상이 연금소득이 아닌 자신의 소득이나 자녀에게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실정임
을 감안할 때 제대로 된 소득보장 체계가 시급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올 수
도 있다.

고령노인 증가에 따른 장기요양 대책 마련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의 80% 이상이 관절염과 치매 등 세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이들 노인 환자를 치료하고 요양
할 수 있는 시설과 재원, 제도 등의 마련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2007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공적노인요양제도’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계획
을 세웠으나 십수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돼 시행 시기나 방법 등에 관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인 일자리 창출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재정경제부에서 올해 안에 고령자 고
용촉진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청년실업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뾰족한 고령자 고용촉진 대책이 우선적으로 나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승권 보건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제성장 둔화 등 고령화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범정부 차원의 고령화 근본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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