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뭘 보고 뽑나"-학생 "짐만 늘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8-27 오전 9:17:00
동아일보]“무슨 기준으로 신입생을 뽑으라는 말이냐.”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제 폐지와 내신 비중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26일 발표된 교육인적자원부의 ‘2008
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에 대해 대학들은 선발 기준이 모호하다며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교 간 학력 차이를 인정하지 않아 고교 내신의 신뢰성이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수능 성적을 등급만으
로 제공할 경우 수험생들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부실해진다는 불만이다.

▽대학별고사 강화될 듯=성균관대 현선해 입학처장은 “수능 1등급을 4%로 정해도 그 수가 대략 2만5000
명에 이르는데 이들 대부분은 학교 성적도 1등급일 것”이라며 이번 개선안에 대해 난색을 표시했다.

서울대 김경범 전문위원은 “고교별 학력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비중을 더 높
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며 “더욱이 수능마저 주요 전형 요소로 활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일한 수능 및 내신 등급을 받은 수많은 수험생을 평가하기 위해 대학들은 불가피하게 논술
과 구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강화하는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교육부는 과거 본고사
형태의 시험은 금지하고 있어 각 대학은 논술 구술면접 등 허용된 범위 내에서 새로운 시험 유형을 개발
해야 할 상황이다.

▽선발 자율권 확대해야=연세대 백윤수 입학처장은 “학생부와 수능의 변별력이 약화될 것이 분명한 만
큼 교육부는 대학의 학생 선발에 대한 자율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은 “수능 등급화에 반대한다”며 “만약 등급화를 시행할 경우 반대급부
로 대학에 학생 선발권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들이 다양한 방식의 전형 방법을 마련하면서 입시전형이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서울대 김 본부장은 “현재 인문계에서만 실시하는 논술시험을 앞으로 자연계에도 도입하고 논술과 면접
시간을 늘려 더욱 심층적으로 치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양대 노일선 입학홍보팀장은 “수시모집에서만 실시했던 전공적성 검사를 정시모집에도 도입하고 논술
과 구술면접을 병행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희대 이기태 입학처장도 “예컨대 외국어로 통합교과적인 내용을 강의하고 문제를 낸 뒤 이를 답안으
로 써서 제출하는 방식 등의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들이 수시모집 등에서 암암리에 활용하던 고교 등급제가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앙대 이영구 입학처장은 “교육부에서는 고교등급제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시행하려는 대학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부모 학생 반응=학부모와 학생들은 대학별로 더욱 다양한 시험이 시행될 경우 사교육 부담이 더 늘
어나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

학부모 고순주씨(38·여·서울 양천구 목동)는 “학교 수업의 중요도를 높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대학별
로 논술 구술면접 비중이 커져 결국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송원재 대변인은 “학생부도, 수능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학
별 고사 준비 부담까지 늘어나 입시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사교육비 지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대학이 얼마나 특성화된 전형 요소를 개발해 내느냐가 관건”
이라며 “입시에서 대학의 책임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전글 [달라지는 대입]2008 대입제도 문답풀이
다음글 헌재, "공중시설 흡연제한" 국민건강증진법 합헌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 589 우)143-805 / Tel. 02) 456-7850 | Fax. 02) 456-7650 | E-mail. karp@karpkr.org
Copyright(c) 2008 KA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