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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04-08-18 09:12] “학사모를 쓰기 위해 50년을 기다렸습니다.” 이화여대 가을학기 졸업식이 열리는 27일은 김혜숙(70) 할머니에게 칠순 잔치못지않은 특별한 날이다. 김 할머니가 1954년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에 입학한 뒤 50년만에 당당히 학사모를 쓰고 졸업장을 수여 받기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4학년 1학기 재학 중 집안에서 결혼을 서두는 바람에 학업을 중단했고, 지난해 금혼학칙이 개정된 뒤 올 봄이 돼서야 재입학을 하게 됐다.
그는 “한 학기를 남겨두고 졸업을 못한 아쉬움이 내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었는데 이제라도 졸업장 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학교를 마칠 수 있게 된 데에는 평생의 동반자인 남편 김형배(74)씨와 외손녀이자 대학 후 배인 최서윤(22.섬유예술 3년)씨의 도움이 컸다.
오래 전부터 할머니가 대학 졸업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김할아버지는 재입학 절차부 터 등록까지 손수 뛰어다니며 할머니를 도왔고, 손녀 최씨는 바쁜 학교 생활 중에도 할머니의 든든한 캠 퍼스 단짝이 됐다.
최씨는 50년만에 교정을 찾은 할머니를 위해 학사일정 등을 꼼꼼히 챙기는 한편할머니가 수업을 듣는 수 요일에는 강의실 앞에서 만나 점심시간과 교정산책을 하며수다를 떠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됐 다.
최씨는 “친구들이 할머니와 팔짱을 끼고 다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몹시 부러워하는 눈치였다”며 “칠 십이 넘은 나이에도 학교를 찾은 할머니가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시 돌아온 교정에서 서윤이를 보니 마치 예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며 “비록 한 학기 였지만 두고두고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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