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학력고사로 개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8-10 오전 10:28:00
석차 9등급제·문제은행식 출제…교육이력철은 연기
교육부, 2008학년도 이후 대입안…혁신위안과 조율 주목
교육부가 대학입시와 관련해, 현 수능시험을 학력고사적 성격으로 개편하면서 등급제를 전면도입하는 자
체안을 마련했다. 또 내신에서 수우미양가 등 평어도 폐지할 방침이다.

교육부의 이런 안은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가 이달 안으로 2008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하기로 한 가운
데 제출된 것이어서 혁신위와의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교육부는 지난 3일 자체적으로 마련한 이런 내용의 ‘2008학년도 이후의 대학입학전형제도 개선방안’
을 혁신위 쪽에 제시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교육이력철’ 도입으로 대입에서 내신을 크게 강화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는 혁
신위의 입시안과 절충점을 찾자는 제안을 했다.

학력고사로 개편과 평어 폐지=교육부의 안을 보면 현행 성취도 평가인 수·우·미·양·가의 평어는 폐
지하는 대신 원점수를 과목평균과 함께 표기하기로 했다. 또 상대평가인 석차백분위는 지나친 과열 경쟁
을 막기 위해 9단계의 등급제로 바꾸기로 했다.

통합교과적인 사고력 측정을 지향하는 현행 수능은,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운 내용을 반영하는 학력고사
적 시험 성격으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학력고사적 성격으로 개편되는 시험에서는 백분위와 표준점수는
제공하지 않고 등급제를 전면 도입해 점수에 따라 9단계로만 나누기로 했다. 이는 학생부 중심의 전형
을 유도하고 전국단위 시험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대학 쪽의 변별력 제고 요구를 감안해 12~15등급까지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
다. 또 출제방식도 2008학년도에 문항공모 등에 의한 출제를 탐구영역 등 일부영역에 도입한 뒤 2011학
년도부터 전 영역에 걸쳐 문제은행식 체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시험 횟수는 문제은행식 출제가 자
리잡기 전 까지는 현재와 같이 고3학년말 1회만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또 ‘입시학원’으로 변질되고 있는 특목고 정상화를 위해 특목고 내 타계열 설치를 제한하고 설립 목적
에 부합하는 전문교과 운영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시모집에서 이공계 및 외국어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특별전형을 도입해 해당 분야로의 진학 문
호를 크게 넓혀줄 방침이다.

◇교육이력철 도입 연기=교육부는 아울러 혁신위가 2008학년도부터 도입할 예정인 교육이력철을 통한 입
시 시행시기를 2011년으로 늦추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즉 2005~2007학년도 고교 입학생들에게는 현행 학
생부에 ‘독서 이력’을 추가로 기재하는 등의 방식으로 교육이력철 도입을 준비한 뒤, 2008년 고교 신
입생이 입시를 치르는 2011년부터 고교이력철을 대입 전형에 전면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일선 고교의 학급당 학생수가 현행 35명선에서 30명선으로 줄지 않는 한 교육이력철 전
면 도입은 어렵다는 견해를 밝혀 왔다. 반면 혁신위는 교육이력철을 전면적으로 조기 도입하자는 주장
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율에 난항이 예상된다.

◇전망=혁신위는 교육부의 안을 참고해, 2008년도 입시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따라서 교육부의 안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 주목된다. 혁신위 쪽은 수능과 내신 개편에 교육부보다 더 혁
신적인 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수능과 내신의 대폭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위는 정기언 교육부 차관보 등 4명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최종안을 만든 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학부모와 교사 등을 상대로도 이달 안에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혁신위 관계자는 “그동안 입시 제도를 땜질 처방하면서 중등교육이 악화되어 왔음에도 교육부는 현행
제도를 약간 손질하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면서 “교육이력철 도입을 3년이나 미루겠다는 것은 하지 말
자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교육부와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참석하는 비공
식 국정과제토론회에 혁신위와 교육부가 마련한 두개의 안을 함께 올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성만 기
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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