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욱 기자 "서울, 북경보다 못하다?" "서울, 멕시코시티보 다 못하다?" 29일 신행정수도 건설의 타당 성을 알린다는 명분으로 서울이 베이징, 멕시코시 티 등 외국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등하다'는 뉘앙 스가 담긴 정부의 광고 인쇄물 이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 내부에 일제히 나붙자 서울시가 "서울시 민의 자존 심에 먹칠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국정홍보처 등의 공동 명의로 게재된 이 광고물에 는 "외국기업들이 서울보다 북경을 선택한 이유!"라며 다음과 같 은 논리를 폈다.
"대한민국은 중앙행정기관, 금융기관 등과 함께 대부분의 기업들이 서울과 수도 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 권 집중을 막기위해 고육지책으로 마련된 기업 및 외국인 투 자관련 규제로 인해 경제는 위축되고 외국 기업들은 외면하고 있다" 이 광고물은 경쟁력을 잃어가는 서울과 활기찬 베이징 거리를 대비하는 내용 의 삽화를 담았다.
삽화는 천안문 광장 앞을 자건거를 타고 콧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는 중국인을 서 울광장을 의미하는 조그 만 동그라미 안에서 남루한 옷차림에 괴나리봇짐을 맨 선비 가 주눅 든 표정으로 쳐다보는 내용이다.
또다른 삽화는 비좁은 수도권에 갇혀 있는 서울시민과 넓은 사막을 나귀를 타고 기타를 연주하면서 가 는 멕시코인의 여유를 빗대 서울을 왜소하게 표현했다.
`멕시코 편' 광고에는 "세계 30대 도시 중 서울의 삶의 질은 최하위!"라는 문구 와 함께 1997년 삼성경 제연구소의 세계도시 경쟁력 비교자료를 토대로 과밀한 서울 의 상황을 알렸다.
이런 광고에 대해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어제부터 광고가 나붙은 사실을 알고 조사해보니 모두 4천여장 이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 내부에 부착됐다"며 "기막힌 노릇 "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이 광고는 서울시와 서울시민의 자존심에 먹칠을 한 것일 뿐만 아 니라 대한민국의 위상 을 끌어내린 구상유취한 내용"이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 다.
결국 이날 오후 서울시 박명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의 경쟁력이 대 한민국의 경쟁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정부가 수도 서울을 폄훼한다는 오 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 는 광고를 공개적으로 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자칫 소의 뿔을 자르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橋角 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파리 없는 프랑스, 런던 없는 영국을 생각할 수 없듯이, 서울은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 드"라며 "서울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대한민국의 경쟁력도 크게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고 역공을 폈다.
이에 대해 국정홍보처는 "이번 광고 표현은 서울을 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광고상의 표현기법(반어 법)으로 수도 서울의 삶의 질과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정부의지의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국정홍보처는 "서울시 산하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가 이번 광고에 대해 `사 전심의 미필'을 이유로 철거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지하철광고의 경우 관행적으로 사전심의를 거친 적이 없기때문에 시의 철거 지시는 과도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한편 시는 이번 광고에 맞서 대응광고를 제작해 지하철 전동차에 부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