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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생계비 체험단에 지원해 지난 1일부터 3인 가구를 이뤄 살아본 대학원생 유민상씨(25)와 대학생 김 진희(23)·최정혜씨(22). 한달 동안 그들은 겉도 속도 많이 변해있었다.
유민상씨는 한달 사이에 4㎏나 빠졌다. 건장한 청년의 체중저하는 지난 한달이 결코 녹록치 않았음을 단 적으로 보여줬다.
“감기 때문에 한달 내내 고생했어요. 집에 있을 땐 감기쯤이야였는데, 여기선 집안에 습기가 많은 탓인 지 빠듯한 살림에 약까지 사 먹어도 좀처럼 낫질 않더라고요.” 김진희씨도 맞장구를 친다. “비가 오 면 더위가 한풀 꺾여서 좋다고들 하잖아요? 여기선 차라리 더위를 먹더라도 폭염이 나아요. 푸세식 화장 실에 샤워시설 없는 건 참아도 비올 때마다 심해지는 곰팡이 냄새와 눅눅한 습기는 견디기 힘들어요.”
1주일이 지나도 빨래가 축축할 정도의 심한 습기. 그러나 숨쉬기 힘들 만큼 퀘퀘한 공기보다 그들을 더 욱 옥죈 것은 수급권자는 일반 사람들처럼 누려선 안된다는 사람들의 편견이었다.
민상씨는 헤어젤을 샀다고 인터넷에 가계부를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악성리플에 상처를 받아야 했다. 과 일을 사먹은 날도 마찬가지였다. 최저생계비 수급자답게 살 것이지 웬 사치냐는 거다. 민상씨는 “수급 자도 자신의 머리를 단정하게 할 권리가 있고, 건강을 위해 과일을 먹을 권리가 있다”며 “왜 자신들에 겐 너무도 당연한 일상을 이분들에겐 사치로 몰아 비난하는 건지 분노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정혜씨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처음에 린스와 피존을 사는 것도 왠지 사 치인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식료품에 커피 같은 기호식품을 제외한 것은 물론이었다. 그러니 마을 주민 이 커피를 대접하자 그가 손사래를 친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때 그분이 조금은 민망한 표정으 로 ‘우리도 커피는 마시는데’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때 깨달았어요. 저조차도 수급자면 밥만 먹어 야 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단 사실을.”
아껴아껴 살았지만 이들의 가계부는 적자가 났다. 이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한달이니까 버텼다고 말했 다. 이곳에 사는 대부분의 주민들처럼 사회와 고립된 채 ‘생존’만을 해야 했던 지난 한달은 한창 원기 왕성한 대학생에겐 가혹한 나날이었다. “한달 동안 친구들도 안 만났어요. 사람들 만나면 다 돈이잖아 요. 얻어먹기만 할 수도 없고. 이분들이 왜 사회에서 격리·소외되는지 알 것 같아요”라는 정혜씨.
진희씨는 그나마 수급권자는 낫다며 “여든살이신 옆집 할아버지·할머니는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 권자에서 탈락됐어요. 두분 다 지병이 있으셔서 약값만 해도 얼만데, 한달 생활비는 단 20만원이라니까 요”라고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짧은 한달이었지만 많은 것을 담아간다”며 “정말 우리 젊은이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 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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