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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무더위와 후덥지근한 습도로 인해 불쾌지수가 극도에 달하는 삼복염천이다. 땀의 분출은 수분 의 증발 뿐만 아니라 인체의 구성요소 중 매우 소중한 정기도 같이 배출되기 때문에 기운이 빠져 나가 는 '기탈(氣奪)의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정(精)과 기(氣)와 신(神)을 세가지 보물이라고 칭하였다. 정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선천 적인 정과 음식물로부터 흡수한 후천적인 정으로 크게 양분하는데, 여기서의 정은 영양분을 의미하는 후 천적인 정을 말한다. 이 세가지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기는 정에서 생겨나고, 정은 기에 서 생겨나며, 이렇게 생겨난 정과 기에서 신이 발현하는 것이다.
여름철의 무더위에 흘리는 땀에 정기가 쇠진되면 바로 인체의 기능이 같이 떨어지게 되고, 따라서 오장 육부의 활동도 저하를 보여 몸이 무거워지고 움직이기가 싫어진다. 자꾸 찬 것을 찾게 되다가 결국은 냉 방병이나 위장 장애·설사, 전신권태, 심지어는 더위를 먹는 일사병에 이르기까지 여러 증상들이 보이 게 된다. 이런 날씨에 야간에 열대야의 현상까지 보이면 수면도 제대로 이루지 못해 더더욱 피로가 가중 되며, 서로 살갗이 닿기만 해도 끈적거려 내몸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얇은 옷으로 잠옷을 입다보니 부부 간에도 야릇한 흥분이 유발되고 그러다 보면 뜻하지 않게 잠자리를 갖는 일이 발생한다. 계절에 따른 신체의 기탈현상이 나타날 때 부부관계까지 갖다보면 그 피로감과 인체의 정기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성 의학서인 '소녀경'에 의하면 "천지음양이 때로는 열리고 때로는 닫히며, 춘하추동 사계절의 변화가 있으니 인간도 그 원리를 따라야 한다"라고 하였고, "춘삼(春三) 하오(夏五) 추이(秋二) 동무(冬無)"라 고 하여 봄에는 3일에, 여름은 5일에, 가을은 2일에 한번씩 부부관계를 갖는 게 좋고, 겨울엔 상관이 없 다고 했다.
무더운 이 계절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겨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선인들의 지혜를 따라 여름에 5 일 정도라는 기간을 두고 부부관계를 갖더라도 정기의 훼손을 보충하는 충분한 휴식과 보양을 해야 한 다.
삼복 중에는 삼계탕이 제격이지만 조선시대에 유행한 인삼 대신 마늘을 넣어서 만든 산계탕(蒜鷄湯)도 권할 만하다. 지친 위장을 보해 주고 지친 간을 회복시키는 식품이 바로 마늘이기 때문이다. 또 시원한 음료로 얼음이 동동 뜨는 수정과를 마셨는데 시원한 맛 뒤엔 계피와 곶감으로 속을 덥혀 주는 치밀한 지 혜가 숨어있다.
<굿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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