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사관 “부모 소득·납세 적다” 비자 안내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7-20 오후 1:40:00
경기 하남시가 여름방학을 맞아 중·고교생 30명을 미국의 자매도시에 보내 어학연수를 시킬 계획이었으
나, 미국 대사관이 부모들의 소득·납세 실적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학생 전원의 비자를 내주지 않아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

하남시는 자매도시인 미국 아칸소주 리틀록시의 초청에 따라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지역 중·고
생 30명을 뽑아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대학으로 어학연수를 보낼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경비 1
억원을 마련해 학교장이 추천한 20명에게는 연수비의 70%를, 저소득층 자녀 10명에게는 연수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지난달 말 미국 대사관이 이미 비자를 갖고 있던 1명 외에 29명의 학생 전원에게 비자
를 내주지 않음에 따라 사실상 무산됐다. 미국 대사관은 비자 발급 거부 이유로 “학생들 부모의 재산·
소득이나 납세 금액이 비자 발급 관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하남시는 전했다.

특히 비자가 거부된 학생 29명 가운데 10명은 애초부터 부모의 보유재산·소득세 납부 실적이 미미하거
나 전무한 저소득층 학생들이어서 이번 사건으로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마음에 상처까지 받게 됐
다.

하남시 관계자는 “저소득층 학생은 물론 중소 자영업 가정의 다른 학생들도 대부분 미국 대사관이 요구
하는 부모 소득 및 납세 기준을 맞출 수 없었다”며, “리틀록 시장과 연수 대학총장의 초청장까지 첨부
했으나, 결국 비자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수가 무산된 박유나(19·하남정보산업고 3년)양은 “우방국이라는 미국이 단순한 어학연수마저
재산을 트집잡아 허무하게 무너뜨리는 것을 보고 미국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이번 기회에 이
라크 파병문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하남시는 오는 9월 리틀록 시장의 하남시 방문 때 어학연수가 좌절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할 방침
이며, 미국쪽의 자세가 바뀌지 않을 경우 연수지역을 유럽 등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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