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더워지니 건망증 심해지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5-27 오후 7:41:00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놓은 걸 까맣게 잊고 외출했다 기절초풍했다는 중년 여성, 심지어 딸 결혼식
에 가려고 미장원에 갔다가 3시간이나 보내는 바람에 결혼식이 엉망이 됐다는 주부도 있다.
극심한 경우이긴 하지만 바로 건망증의 예다. 바쁜 일과에 묻혀 이처럼 깜빡깜빡 기억이 나지 않는 증상
이라도 나타나면 흔히들 나이가 들어 치매가 생기나 보다 하고 신세 한탄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이 같
은 증세는 대부분 건망증이며 치매로 대표되는 기억 장애와는 엄밀히 말해 다르다.

비록 생활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이지만 한낮의 따뜻함 속에 나른해지면서 건망증이 심해지는 시기
다. 실제로 이맘때쯤에 유실물이 가장 많이 모인다고 한다. 건망증과 건망증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건망증이란

인간의 뇌세포는 30세를 넘으면서 퇴화하기 시작하여 점차 일시적인 기억력의 감퇴현상이 나타난다. 즉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줄어드는 반면 뇌 활동의 요구는 그대로일 때 일종의 저장된 정보의 인출
장애가 생기는 것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과 정인과 교수는 “의학적으로 건망증은 단기기억 장애 또는 뇌의 일시적 검색능
력 장애”라고 말한다.

광동한방병원 두통클리닉의 원영호 과장은 “기억력이 없어지면서 지나간 일을 잘 잊어버리는 건망증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너무 젊은 나이에 건망증에 시달린다면 그 원인을 분석
해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건망증은 진행성 마비, 혈관성 정신장애, 뇌수의 기질적 변화, 감염과 중독, 신경쇠약증을 겪을 때 함
께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건망증이 이러한 병적 원인에 의해서 지능장애를 나타낼 때는 병이 되지만 이러한 것을 제외하고는 일회
적인 현상이거나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기억력 감퇴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우는 무기력증처럼
단순한 증상일 뿐이므로 크게 염려할 것은 아니다. 불안, 초조, 우울, 만성 스트레스 등을 손에 꼽을
수 있으며, 기질적 요인은 알코올 중독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뇌세포 활동에 일시적인 장애가 생겨 발생
한다. 특히 기질적 건망증의 경우 치매의 초기증세와 혼동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주의를 요하며 전
문의의 진단을 필요로 한다. 단어가 순간 떠오르지 않는 언어장애, 시간과 장소의 혼동과 판단력 장애
등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건망증과 치매에 공통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건망증 치료

말하려는 순간 ‘깜빡깜빡’해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언어장애, 시간과 장소를 혼돈하는 판단력 장애 등
은 건망증과 초기 치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구별이 쉽지 않다.

사람은 총 1000억개 이상 뇌세포 중 일생 동안 약 10%쯤 죽기 때문에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지만 남은
90%의 세포만으로도 주의집중 훈련 등을 통하면 건망증은 호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건망증의 주된 원인은 혈허(血虛)로 본다. 출산 후에 건망증이 나타나고 아기를 많이 출
산한 부인들에게 건망증이 심한 것도 그 때문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면서 정신적인 피로감이 심할 때
는 귀비탕을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지나친 스트레스와 과로, 영양장애가 있을 때 심(心), 비(脾), 신(腎) 세 장기의 부조화를 초래하
게 되는데 뇌의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血)과 정(精)의 생산이 부족해져 건망증을 초래하게 된
다.

건망증 치료의 한방약으로는 청뇌탕, 총명탕이 제일인데, 말 그대로 머리를 맑게 해주는 약이다. 백복
신, 원지, 반하, 황기, 석창포, 용안육 등의 약재가 들어간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도 몇 가지 있
다. 각각 같은 양의 인삼과 백복령을 보드랍게 가루내어 한 번에 6g씩 하루 3번 끼니 사이에 먹으면 기
억력 감퇴에 효험이 있다. 또한 향부자 10g과 복숭아씨 6g을 물에 달여 하루 2번에 나누어 끼니 사이에
먹거나 가루 내어 한번에 4∼6g씩 하루 3번 끼니 사이에 먹으면 건망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특히 머리
에 외상을 입은 후에 오는 건망증에 효과가 있다.

〈도움말:광동한방병원 두통클리닉 원영호 과장,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과 정인과 교수〉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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