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노부부 뽀뽀로 기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5-14 오전 9:35:00
97세 할아버지가 71년을 함께 살아온 할머니를 매일 아침 볼에 뽀뽀하는 애정표현으로 깨운다.

이번 주 KBS 2TV '인간극장'의 주인공 권병호(9 7) 할아버지와 김은아(94) 할머니 부부.
정혼자와 혼인하던 게 순리였던 1920년대에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권 할아 버지가 유치원 선생님
인 김 할머니에게 첫눈에 반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지 올해로 71년째가 된다.

권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좀더 오붓한 삶을 보내려는 마음에 자식들의 만류를 뿌 리치고 지리산 자락 산
골 외딴 곳에 터를 잡고 22년째 살고 있다. 100세를 눈앞에 둔 할아버지의 할머니에 대한 애정공세가
갓 결혼한 신혼 부부 못지 않다. 매일 아침 마른 수건으로 몸을 마찰하는 것으로 마치 60대 같은 건강함
을 다지고 있는 권 할아버지는 '건포 마찰'이 끝나면 아직 잠자리에 누워 있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볼에
뽀뽀를 해 깨운다. 할머니가 잠들기 전 1∼2시간 TV를 즐기는 동안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무릎을 베 개
삼아 누워 할머니의 손을 계속 쓰다듬어 주기도 한다. 자신의 건강한 기운이 할 머니에게 전달돼 오래오
래 함께 살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바람이 담긴 것.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나들이 길 모습은 71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라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할머니 손
을 꼭 붙잡고 다니는 권 할아버지가 "저희 집입니다. 누추하 지만 오늘 저녁 하루 주무시고 가시죠"라
고 농담을 건네면 할머니가 "그럴까요(호호) "라고 받아넘긴다. 할아버지에 비해 더 늙어 보여 서운하다
는 할머니의 투정은 나이에 상관없는 부 부의 모습인 것 같다. 할아버지가 나들이에서 찍은 사진을 현상
해 할머니에게 보여주자 할머니는 "어 휴, 나는 귀신 같아. 정말 늙었네. 어쩜 이렇게 늙었니? 애들이
보면 서운하다고 하 겠네."라면서 삐친다. 할머니의 한탄에 할아버지는 멋쩍은 듯 빗자루를 들고 방 청
소를 하면서도 할머 니를 달랠 방법을 궁리한다.

"할아버지가 손을 잡으면 좋으시느냐"고 묻자 할머니는 "아이, 좋은 것도 몰라. 인자는(이제는) 뭐. 그
양반 손이나 내 손이나 똑같은 걸. 인자는 가장 가까운 친구 라."고 말한다.

세상에 좋은 것들은 꼭 할머니에게 보여주고 같이 하고 싶다는 권 할아버지와 조금 불편한 몸에도 할아
버지 손을 꼭 잡고 따라 나서는 김 할머니의 70년 부부 사 랑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말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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