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은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식과 부동산 벤처기업 해외자산 등에 눈을 돌려야 하지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위험하게 굴릴 수도 없어 고민에 쌓여있다.올 11월 말 현재 운용 기금 규모는 110조2519억 원. 활동 무대인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이제 비좁다. ▽커지는 덩치, 막을 길이 없다=국민연금은 국내 자산운용 시장의 ‘외로운 큰 손’이다. 11월 말 현 재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투자 액수는 84조6466억원. 한국 채권시장에 공식적으로 발행된 국공채와 회 사채의 발행 추정 잔액 650조원의 13%를 넘는다. 특히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국채와 지방채의 경우 전체 발행 규모가 142조원 규모인데 국민연금이 21.8%인 31조원을 들고 있다. 민간 운용사의 채권 펀 드매니저들은 국민연금 때문에 국공채를 구경할 수 없다고 불만이 많다. 주식시장도 채권보다 비중은 낮지만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연금은 8조9700억원의 주식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 다. 23일 현재 거래소 시장 시가총액 348조7200억원의 2.57%다. 국민연금은 이 돈을 70여개의 고르 고 고른 우량주에만 집중 투자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2.3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조국준(曺局浚) 기 금운용본부장은 “국민연금이 조금만 움직여도 시장에 충격이 오기 때문에 이제 마음대로 들고 나기 힘 들어졌다”고 말했다. 베이비 붐 세대가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면서 지금 제도가 유지되면 운용 기금 은 11월 말 현재 110조2519억원에서 2035년 1714조4000억원(물가와 금리 상승률을 감안한 미래의 화 폐가치)으로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운용 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말 15.6%에서 2035 년 41.2%로 커진다. ▽농사도 사냥도 쉽지 않다=만기가 3년인 국공채 금리가 연 5%를 밑도는 저금리 시대가 정착되면서 주 요 수익원인 채권 운용 수익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것도 큰 고민이다. 지금 수준의 운용수익률을 유지하 려면 안정적인 채권에서 덜 버는 만큼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더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금융부문 투자 자금 가운데 주식과 채권 비중을 11월 말 7.2% 대 92.4%에서 내년 말에는 9.1% 대 89.1%가 되도록 주식 투자를 늘린다. 이에 따라 주식 투자 액수는 올해 6조6624억원 에서 내년 11조6725억원으로, 채권 투자 액수는 85조2439억원에서 114조6747억원으로 각각 늘어난 다. 장재하(張載河) 국민연금 주식운용팀장은 “주식에 자산의 10% 이상을 투자하면 증시의 심한 변동 성에 연금자산이 노출돼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연금이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벌면 당연 한 것이고 증시가 내려 손해를 보면 위험한 주식에 왜 투자했느냐고 몰매를 때리는 변덕스러운 여론도 두렵다. 이필상(李弼商) 고려대 교수는 “국민연금을 잘못 투자했다가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외국인에 게 빼앗길 위험이 있다”며 “수익률이 낮더라도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면서 해외 자산이나 사회간접자 본(SOC)이나 벤처기업 투자 등 새 수익원을 늘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내년도 해외 주식과 해외 채권에 각각 6500억원과 2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 정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 SOC와 벤처투자조합 등 대체(代替)투자도 시작했다. 정석규(鄭錫奎) 국민연금 자금관리팀장은 “새 수익원에는 새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어서 조심스럽게 규 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