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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친정 어머니(72)와 함께 사는 주부 박모씨. 지난 5년간 그녀가 어머니 를 돌보는데 가장 큰 기준은 ‘계속 머리를 쓰게 해야 치매가 좋아진다’는 말이었다.
하기 싫어하는 어머니를 어렵게 다독거려가며 날마다 신문을 읽히고,산수 문제도 풀게 하고,함께 화투 도 쳤지만 어머니의 기억력 감퇴는 좋아지는 기미가 없고 오히려 신경질만 늘어갔다.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 것일까?내가 뭘 잘못하고 있어서 효과가 없는 것일까?’ 박씨의 고민은 점 점 깊어가고 있다. 치매 환자를 둔 가족이라면 누구나 박씨와 같은 고민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치매는 경미한 건망증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져 결국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진행 성 질환이다. 또 한번 발병하면 평균 9∼12년 정도 앓는 게 보통.
특히 치매 환자는 자신이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치료나 조호(助護)에 협조하지 않을 때가 많고,누군가가 항상 보살피지 않으면 쉽게 위험에 처한다. 때문에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이들은 외롭고 지치기 쉽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는 “가족이나 간병인이 지치지 않고 보람을 느끼면서 치매 환자 를 돌보려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조호 방법을 어떻게 선택하고,그 효과를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평가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함께 화투를 쳐주는 것이 환자에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옛날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보다 신문을 읽히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인지,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파악하고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를 판단할 수 없다면 불안하고 답답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가 최근 ‘치매 환자와 함께하는 작업요법’이란 제목의 책을 펴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책은 치매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할 수 있는 작업(作業)요법의 실례를 통해 상세히 설명해 놓아 치매 환자 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노래부르기,손놀이,산책,공받기,뜨개질,청소,빨래개기,꽃꽂이 등 특별한 시설이 나 도구 없이도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시행할 수 있는 다양한 작업요법들을 준비물에서 구체적인 진행 방법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김 교수는 “작업 요법을 단순한 기능 훈련으로 잘못 이해해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많다”며 “작업 요 법은 환자의 성취감을 고취시키고,가족과의 유대감을 강화시키며,인지 기능을 유지 개선하고 문제 행동 의 발생을 줄여주는 효과적인 조호 기법이자 재활요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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