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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지킴이들과 보낸 하루...인력난 해소 시급
국립공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미 서부의 보안관을 연상시키는 복장의 이들이 눈에 띈다. 국립공원 구석 구석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그들, 바로 그들은 국립공원을 지키고 가꾸어내는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 들이다. '국립공원 지킴이'라는 이름, 이것은 이들의 별칭이기도 하다.
7일 아침 일찍, 동학사의 계곡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뜨거운 여름을 피하기 위한 피서 열풍이 아직 식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계곡 한 곳에서 자리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졌다.
국립공원의 음식적 주인과 한 탐방객이 음식점 아래 자리를 놓고 심하게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 다. 음식점 주인의 말에 따르면 이곳은 자신들 음식점 앞에 있기 때문에 가게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은 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탐방객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지만 마땅히 답변할 말을 찾지 못한다.
이때 나타난 국립공원 지킴이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 뒤 호객행위의 잘못을 지적한다. 그리고 탐방객에게는 되도록 자연을 훼손시키지 말 것을 당부한 후 원만한 해결을 본다.
"힘들지요, 하지만 자연을 사랑하니까요."
9시가 되기 전, 공단에 출근한 국립공원 지킴이들은, 성수기로 며칠째 야근이 계속되고, 몸도 많이 뻐 근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토로할 시간도 없이 순찰 준비를 시작한다.
조득행(34), 도남관(32), 이재문(39)씨는 관리 공단 사무실에서 나와 흰색 작은 트럭에 몸을 싣는 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이란 마크가 새겨진 이 자동차는 순찰을 원활하게 하는 몇 안되는 보물덩어리 중 하나이다.
순찰은 2인 1팀이 하루 2팀으로 나눠 일을 시작한다. 일주일 중 유일한 휴무인 화, 목(절반근무)은 2 인 1팀이 계룡산 전체를 담당한다. 이날 순찰을 도는 팀은 원래 2명이었지만, 안내 표지판을 세우기 위 해 재문씨도 동행하기로 했다.
이들이 처음 들른 곳은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화장실이었다. 청소도구의 배치부터, 무엇인가 잘못된 것 은 없는지 그들은 그러한 것들을 세세히 살피고 있다. 이른 시각이었지만 한 화장실에서는 다른 국립공 원 지킴이가 나와 파손된 부분을 고치고 있었다.
이곳 저곳 현황을 체크하고 난 뒤 돌아다니다 보니,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런 일을 하고 난 뒤, 국 립공원 지킴이 들은 곧바로 산 주변의 호객행위와 취사 등을 단속하기 위해 차안에서 내렸다.
"세상에! 이 넓은 공원을 다 맡는단 말인가요?"
주변을 단속하고, 다시 차를 타고 산을 오르는 행동을 반복하다가 다리가 아파진 필자가 푸념하듯 던 진 말이다. 조득행씨는 웃으며 대답했다.
"많은 신입 직원들이, 힘든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다고 하더 라구요. 그래서 결국 산을 사랑하 는 사람들만이 이곳에 남았지요"
한참의 단속활동 이후, 그들은 산 아래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불법 주정차 단속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에선 실랑이도 많이 벌어진다. 이들은 법상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주정차 단속을 하는 지킴이들의 마음도 편치는 못하다. 산을 찾은 이들과 좋지 않은 감정을 만 드는 것이 미안하고 서운한 것이다. 하지만 국립공원의 자연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알기에 이런 어려 움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풀 한 포기 꺾지 못하는 지킴이들, 이들이 바로 이 뜨거운 여름, 국립공원 을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공원 단속을 마친 이들은 또 다시 차에 오른다. 이번에는 다른 탐방로가 있는 곳으로 꽤 긴시간 국도 를 타고 간다. 가는 도중에도 불법주정차 단속은 이뤄진다. 훼손된 안내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곧바로 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훼손된 안내판을 걷어내고, 다시 땅을 파고 안내표지판을 심기 시작한다. 마치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과 같다고 해야할까?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이들의 마음은 흙을 '꾹꾹' 밟는 행동에서도 알 수 있다.
지킴이들은 훼손된 안내표지판을 정리하고 다른 탐방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평소에도 많은 탐방객 이 몰린다는 이곳은 통행로가 좁아 불법 주정차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 있다. 또한 취사 등의 불법 행위도 빈번히 일어난다.
국립공원 지킴이 이재문씨는 국립공원에선 불법 주차, 취사 등의 행동을 하시면 안됩니다"라며 차안 마 이크를 통해 안내방송을 시작한다.
"힘들기는 하지만 탐방객들의 의식수준도 많이 높아졌습니다"라고 자랑하던 이씨는 곧 계곡 아래로 내 려가 탐방객들에게 국립공원에서 지켜야 할 몇가지 사항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씨의 친절한 설명에, 잔뜩 무엇인가 문제를 삼지 않을까 긴장했던 탐방객들이 미소를 짓는다.
이들은 다시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간다.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마을이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건축 인 허가 문제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곳은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건축 인허가에도 어느 정도 제약을 받고 있다.
지도를 펴놓고, 인허가를 살피던 그들은 한참 후 별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하루의 순찰활동을 마 쳤다. 피곤하고 고단한 하루였지만 이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쫓아다니기만 했던 필자 역시 피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제 사무실로 돌아가 인터뷰만 하고 돌아가려 는 필자에게 이들은 갑자기 볼 곳이 더 남았다며 필자의 등을 떠민다.
환경부 장관님! 국립공원에 신경 좀 써주세요
이들이 도착한 곳은 국립 공원 내 희귀 식물 들을 모아놓은 생태학습장이었다. 처음 보는 식물들이 필 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계룡산에서 자라는 희귀 식물들이지요" 라고 말했다.
"우리 후대들에게 좋은 나무, 그리고 희귀식물, 동물들을 보존하는 일은 우리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 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은 그렇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24명의 인원만으로는 계룡산 전체의 쓰레기 수거, 단속 등을 하기에도 벅찹니다. 물론 힘든 것은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태계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보존하는 것 그리고 다각적인 연구를 하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국립공원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읽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국립공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국립공원은 미래에 대한 어떤 비전 을 갖고 있을까? 국립공원 관리공단 계장 조승익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 을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지리산이 67년, 계룡산이 6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래 근 30여년 가까이 지났다. 처음 엔 지자체에서 국립공원의 관리를 맡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관리 문제가 부각되면서 87년 건설부 산 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발족했다. 이로써 한라산과 경주를 제외한 국립공원들이 국립공원관리공단 책임 하에 있게 된 것이다.
이후 자연보존 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98년 건설부 산하에 있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환경부 산하로 이 관됐다.
"IUCN(국제자연보호연맹)이 추구하는 자연의 모습은, 아직 우리 한국에서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 니다. 국립공원은 그러한 모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연을 배우고 알게 하는 자연 해설 프로그램 등 좀더 고급적인 서비스로 탐방객들 과 만날 수 있는 국립공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의 국립공원관리공단 인력은 태부족이라는 게 조씨의 주장이다.
"건설부 산하 당시엔 개발측면이 강조되었던 반면, 많은 인력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 산하로 옮기면서 전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직원이 720명으로 줄었고 IMF로 다시 620명으로 정리가 되었 습니다. 이곳 정원은 26명이지만 현재 24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 다."
그는 이어 "주 5일제가 실시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국립공원으로 몰리겠지요. 지금은 야근 등으로 간신 히 메꾸고는 있지만, 주5일제가 실시되면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 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국립공원을 보여주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단계 높은, 그리고 자연을 설명해 주는 그런 국립 공원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정말 눈앞이 캄캄합니다."
생태계의 전문직이나 전문가를 뽑아놓고도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된 생태연구, 생태조사를 할 수 없는 것이 국립공원의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더 나은 국립공원을 위해 희 망을 노래하고 있다.
이들의 한가지 목표는 자연을 찾아오는 탐방객들에게 우리의 자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들의 희망이 현실이 될 때, 우리의 국립공원은 한 단계 더 나은 참 자연의 장소로서 우뚝 서지 않을까 기대 해 본다.
<오마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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