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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덕유산에 간다. 야생화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향적봉(1,614m) 아래로는 구름바다가 펼쳐져 있 다. 바람이 불 때마다 구름이 솜털처럼 날린다. 남서쪽을 향해 끝없이 달리는 장쾌한 능선은 가슴을 시 원스레 뚫어준다. 덕유산은 가족과 함께 여름산행을 즐기기에 알맞은 곳이다. 덕유산은 한라·지리·설악산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산이다. 소백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으면서 속리산을 솟게 한 뒤 다시 지리산으로 가면서 그 중심부에 덕유산을 빚어 놓았다.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 있다. 덕유산은 향적봉을 중심으로 해발 1,300m 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으로 30여㎞를 달린다. 향적봉 에서 무룡산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무려 16㎞에 이른다. 정상을 밟기가 쉬운 산은 아니다. 덕유산 종주에는 보통 1박2일이 걸린다. 하지만 무주리조트에서 관광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올라 30여분 나무계단을 걸으면 향적봉에 쉽게 닿 을 수 있다. 노약자와 어린이도 쉽게 오른다. 비경은 곤돌라에 오르면서부터 시작된다. 신갈나무와 서어나무, 굴참나무 군락지를 차례로 지난다. 발 아래로 무주리조트의 건물들과 슬로프, 설천호수, 마을이 굽어보인다. 그러기를 15분. 곤돌라는 해발 1,522m의 설천봉에 닿는다. 구상나무가 마른 몸을 비틀며 우뚝 서 있 다.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서늘한 바람이 이마를 훑고 지나간다. 정상에는 넓은 광장과 휴 게소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전망대 난간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이 달다. 밀려 내려오는 구름을 지나 향적봉으로 오른다. 나무계단 옆으로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디지털 카메라를 접사 모드에 놓고 야생화를 담아본다. 화면 가득 담긴 야생화가 예쁘다. 맑은 날 향적봉에 오르면 북으로는 멀리 황악산·계룡산이, 서쪽으로는 운장산·대둔산이, 남쪽으로는 지 리산 반야봉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가야산과 금오산이 펼쳐진다. 내려오는 길은 백련사와 구천동을 거쳐 삼공리 관광단지로 이어지는 코스를 택한다. 3시간30분 정도 걸 린다. 향적봉에서 향적봉대피소를 거쳐 중봉으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여름에는 물놀이도 겸할 수 있는 구천동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걸어 내려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다시 곤돌라를 이용해도 된 다. 백련사까지는 길이 다소 가파르다. 가족과 함께 쉬엄쉬엄 내려오는 것이 좋다. 2시간 정도 내려오면 백 련사가 보인다.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숨어 살던 곳으로, 흰 연꽃이 솟아 절을 세웠다고 한다. 108번뇌를 상징하는 108계단을 오르면 대웅전이다. 대웅전 왼쪽에는 맑은 샘물이 있다. 물맛이 좋다. 잠시 다리를 쉰 뒤 구천동계곡을 따라 내려온다. 숲길이 울창하다. 왼쪽으로는 구천동 계곡이 따라온 다. 매미소리와 물소리에 귀가 따갑다. 제32경인 백련사에서부터 비파담(19경) 청류동(18경) 사자담(17경) 인월담(16경) 등을 차례로 지나 달빛에 부서지는 물보라가 선경이라는 15경 월하탄에 닿는다. 제1경 나제통문에서 제14경 수경대까지 는 국립공원 밖의 경승지다. 탁족을 즐겨도 좋고, 아예 온몸을 계곡에 내맡겨도 좋다. 아름다운 야생화와 울창한 숲, 시원한 계곡이 있는 덕유산. 올여름 가족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는 산이 다.
<굿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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