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는 나이, 혈관은 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8-06 오후 1:22:00
◇동맥경화


나이가 들면서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것이 혈관의 노화인 동맥경화. 역사적으로 진시황제가 불노초를 구
하고자 한 것도 바로 ‘동맥경화와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한창 관심을 끌고 있는 ‘생활습
관병’ 또한 그 배경에 동맥경화가 존재한다.


동맥경화증이란 말 그대로 동맥이 굳어져 탄력을 잃어버리는 현상. 한번 딱딱해진 동맥은 원상태로 되
돌리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따라서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동맥경화와 어떻게 어울리면
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행복하게 살까를 고민해야 한다.


동맥경화는 한방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미병(未病)’으로 불리고 있다. ‘아직 질환에 이르기 전’이
라는 뜻으로 건강체와 환자의 중간단계인 ‘반건강체’를 뜻한다. 전통의학계는 이 미병(Mibyou)을 예
방의학 차원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미병학회’가 독립되어 활동하고 있다.


동맥경화에 대한 한방치료는 두가지 점에 중점을 둔다. 콜레스테롤을 비롯한 혈중지질을 낮추는 것과
뇌혈관 질환(중풍)의 예방이 그것. 지질강하는 현재 양약의 복용으로 수치를 낮추는 방법이 일반화돼
있으나 효과가 좋은 만큼 부작용의 우려도 높다.


뇌혈관 질환의 예방에는 두가지 경우가 있다. 첫번째는 이미 발병한 중풍에 대한 재발 억제. 또 하나
는 증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뇌혈관이 막혀 있거나 좁아져 있는 경우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인 요즘
은 60세가 넘으면 소변검사, 혈액검사를 하듯 뇌혈관 사진을 찍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때 자신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데도 뇌사진에서 혈관이 막인 허혈성 뇌졸중의 병소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
다.


서양의학에서는 중풍의 예방 또한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혈소판제제 등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20% 정
도의 예방효과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한 위장이 약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들 약제의 부작용
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아직 많은 연구과제를 안고 있다.


반면 한방에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경희
대 한방병원은 6년 전 기초연구부터 시작해 현재 피를 맑게 한다는 뜻의 ‘청혈단’(淸血丹)을 개발,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다. 청혈단은 지금까지 약 30%의 환자에서 정상범위내로의 콜레스테롤 강하효과
를 보이는 등 탁월한 지질강하 효과와 함께 임상적 안전성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 약제는 기존의 한
약 개념과 달리 캡슐제제로 간편하게 만들었다. 또한 값이 양약보다 훨씬 저렴해 획기적인 한방신약이
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연구부장 겸 제2내과 과장인 조기호 교수는 청혈단 개발을 통해 동맥경화 등 관상
동맥질환 퇴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조교수의 가장 큰 관심은 실사구시 측면에서 실제 임상과 전통
의학 이론의 결합.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인 이론배경을 현대 의학의 임상과 결부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는 특히 현재 일본 동양의학의 ‘임상 바이블’로 꼽히는 데라사와 가쓰토시(寺澤捷年)와 하나와 도
시히코(花輪壽彦)의 저서를 각각 ‘서양의학자가 본 한방진료학’, ‘한방진료레슨’으로 번역해 국내
에 소개하기도 했다. 대한한의학회 편집이사, 국제교류이사, 대한내과학회부회장을 지냈으며, 활발한
국제교류 등을 통해 한의학의 외연을 넓히는 데 앞장서고 있다.


원광대 광주한방병원 1내과 이상관 교수도 동맥경화증을 최신 과학적 방법과 전통적 한의학적 방법 등
을 통해 체계화시켜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그는 환자의 특성에 따라 체질을 분류하고 이에 따른 약물
치료, 식이요법, 침구요법 등을 시행하는 것이 동맥경화를 포함한 모든 질병치료와 예방에 가장 적절
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집중적으로 투여하는 처방약은 이미 임상에서 입증된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 ‘보중익기
탕’(補中益氣湯), ‘혈부축어탕’(血府逐瘀湯) 등에 근거하고 있다. 민간요법도 활용한다. 그는 동맥
경화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민간요법으로 뽕잎을 추천한다. 뽕나무 잎을 따서 그늘에 말린 다음
물에 끓여서 차 대신 복용하면 혈액을 맑게 해주고 혈관을 부드럽게 해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치료하
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 솔잎을 짜서 즙으로 먹거나 꿀에 재어 먹어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뽕나무 잎
과 솔잎 각 10g에 물을 6컵 정도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 여과한 후에 복용하는 것도 좋
은 예방법이다.


그는 또 ▲규칙적인 혈압 측정 ▲금연과 정상 체중 유지하기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함유 음식 주
의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운동 ▲스트레스 해소 등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계란·어란 등 알 종
류, 오징어·새우·굴 등 어류, 돼지고기·치즈·마가린 등 지방이 많은 식품이 포화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
이 높다. 또한 운동은 한 번에 20분이상, 1주일에 3번 이상 꾸준히 계속해야 한다.


상지대한방병원 고성규 교수도 흡연, 운동부족, 고혈압 등 동맥경화증의 위험 인자를 바꾸는 데 치료
의 중점을 둔다. 고교수는 특히 동맥경화에 대한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이에 따
른 약물과 침치료로 치료율을 높이고 있다.


동국대 강남한방병원장인 이원철 교수, 동의대 울산한방병원장인 김영균 교수 등도 동맥경화치료를 위
해 헌신하고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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