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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큰 변화를 주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거기에 따라 사회적 규범도 바뀌게 마련이다. 예를 들 어 자동차가 발명되면서 교통도덕은 시민이 지켜야 할 필수적인 규범으로 자리 잡았고, 정보통신 기술 의 발달로 개인 사생활의 노출이 심해지자 이를 막기 위한 각종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생명복제가 가능해지면서 생명윤리 문제가 커다란 쟁점으로 부각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논쟁 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생명공학과 함께 21세기를 이끌어갈 기술로 인정받고 있는 나노기술에 대해 서는 아직까지 윤리적인 문제에 관한 심각한 우려나 논쟁은 없는 편이다. 아마도 일반 사람들에게 나노 기술이란 ‘이미 존재하는 로봇 같은 것을 작게 만드는 기술’이라는 정도로 이해되고 있어서, 프랑켄 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생명복제와는 다른 대접을 받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나노기술의 역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타내고 있었다. 일찍이 로봇공학 전문가인 한스 모라벡은 <마음의 자식들>(Mind Children)이란 저서에서 인간의 마음이 컴퓨터로 이식 되고 기계가 진화의 주역이 되는 미래를 묘사한 바 있다.
또한 컴퓨터 과학자 빌 조이는 “왜 우리는 미래에 필요없는 존재가 될 것인가”라는 글에서, 나노기술 의 발달이 정신을 가진 나노 로봇들의 출현을 가능하게 해주고 나노 로봇들이 자기복제를 통해 스스로 증식하기 시작하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경고가 인문철학자나 러 다이트(기계 혐오자)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표적 컴퓨터 회사의 하나인 선 마이크로시스템 즈를 공동 창립한 빌 조이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하지만 나노기술도 인류 생활을 크 게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인 까닭에 이에 따른 윤리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 겠다.
최근 영국과 미국은 이러한 ‘나노윤리학’의 연구를 시작하기로 하였다는 소식이다. 영국 정부는 다 음 달부터 왕립학회 등에 나노기술의 윤리적, 사회적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도록 요청하였고, 미국 의 회도 최근 나노기술 연구에 매년 10억달러를 지원하면서 이와 더불어 나노기술이 사회와 경제, 그리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살펴보도록 요구하였다고 한다. 생명윤리학과 더불어 이제 바야흐로 나노윤리학 도 출범하게 된 것 같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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