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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 누구나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외모든, 학력이든 무수히 많은 부분 에서 그것들을 찾아 볼 수 있을 터인데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개개인에게는 무엇보다 절박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남이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임에도 말이다.
필자도 그 많은 콤플렉스 가운데 학력 콤플렉스가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꽤나 괜찮은 성 적으로 나름의 성취감 속에 살아왔는데, 이것도 핑계라면 그럴싸한 핑계거리가 될 수 있을까 놀기 좋아 하는 친구랑 어쩌다가 친하게 되어서 그만 공부하는 방법을 잃어버렸다. 가장 손쉽게 추락하는 방법을 일찍이 맛본 셈이었다.
공부하는 흉내만 내다가 결국에는 2년제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고, 취업하기 쉽다는 2년제 대학의 목적 에 맞게 나는 어렵지 않게 직장을 구했다. 그리고는 몇 년의 사회생활 끝에 다시 학교로 가게 되었다.
이 나이에 새삼스레 무슨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 하느냐고 계속 회사나 다니다가 결혼하는 것이 순리라 고 타이르는 사람도 있었으나 나의 콤플렉스를 치유해 줄 무언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 대신 머리 속 은 내가 하고픈 공부를 함으로써 지금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 는 막연한 기대로 메워졌다.
나의 사연을 알고 있는 지인은 말했다. 대학 못 간 사람은 대학 못 가서 콤플렉스를 느끼고, 사립대 간 사람은 국립대 못 가서 콤플렉스를 느끼고, 국립대 간 사람은 서울대 못 가서 콤플렉스를 느낀다 고. 그러니 나의 콤플렉스는 꼭 학교를 가는 것으로 해소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으로 승화시 킬 수 있을 것이니 그것을 찾아보라는 것이었다. 일리있는 말이라며 수긍할 수 있었으나 내 마음을 움 직이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작 내가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학사모 그 뿐이었을까? 사실 2년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올 해 입학했는데, 내년엔 졸업이라니? 열 아홉, 그 때의 판단은 실패의 소산이었던 것 같다. 재수할 수 도 있었고, 다소 인지도가 낮은 사립대일지언정 열심히만 한다면 내 꿈을 펼치기에는 좋은 배경이 되 어 줄 수 있었을 터인데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가 부른 과오였다.
요즘같이 박사학위를 가지고도 취업이 안 되는 시대에 학벌만능주의에 젖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펼치 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배움에 의미를 두는 것이며 또한 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서 생각하 고 있는 것이다.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특정 학문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았을 때의 참담함이란….
내게 세상은 빵으로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며 그런 것과는 다른 차원에서의 기아에 늘 시달렸던 것 같다.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 친 것은 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기를 자처한 것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소크라테스가 될 수 있을지의 여부는 그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고 말이다.
나는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공부뿐 아니라 많은 활동을 해보고 싶었다. 동아리라는 것에도 들어 활동해 보고도 싶었고, 그런 활동을 통해 많은 학우들과의 만남도 가지고 싶었다. 나의 이상과 부합하는 사람 들을 만나서 교감하고 싶은 욕구가 컸고 또한 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멋진 교수님들도 다양한 강의 를 통해 만나보고 싶었다.
그렇게 원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지만 이상과 현실 가운데는 약간의 괴리가 있음을 맛보게 되었다. 그 때와 지금, 공부하는 데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겠지만 지금에 와서 하는 학교 생활은 나의 목마름 을 해결해 주는데 한계를 느끼게 한다.
"공부는 때가 있다"는 말이 이제야 어떤 형태로 다가오는 듯했다. 제때 해야지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제대로 향유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얼마간의 제약들로 인해 그런 나의 욕구들이 얼마나 충족될 수 있는가 생각하니 약간 회의적이 되기도 했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다시 시작한 일에 일말의 후회는 없다. 그냥 그대로 지냈더라면 나는 가지 않 은 길에 대해 끊임없이 동경하며 안타까워하며 또한 현실을 부정하며 만족을 모르며 살아가게 되었을 것 이다.
행여 학업의 연장이라는 화두를 놓고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모든 것을 팽개치고 학교로 가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세상 어떤 것보다도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남는 장사다. 이는 절대로 후회하 지 않을 선택 가운데 하나이다.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캠퍼스에서 보내더라도 즐거운 마음이라는 것이 시사하는 것은 바로 콤플렉스가 치유되어간다는 맥락에서의 한 단면이 아닐까.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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