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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가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등을 막는다며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려다 시민단체등의 반 대로 전면 유보했지만 일부 정부기관 홈페이지는 이미 시행에 들어가 갖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28일 관련기관들에 따르면 정보통신부와 경찰청을 비롯한 상당수 공공부문 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남기 려면 반드시 실명확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더구나 이들 홈페이지는 신용카드 등 금융기록을 통해 실명 확인을 하기 때문에 거래실적이 없는 청소년들의 경우 주민등록등본을 팩스로 보내는 등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만 게시판에 글을 남길 수 있다. 이런 절차 때문에 청소년들은 글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 분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 중 불량배들에게 돈을 빼앗겼던 고교생 최모(16· 서울 강서구 화곡동)군은 억울한 마음에 사이버경찰청 게시판을 찾아 글을 남기려 했으나 실명확인이 되지않아 포기하고 말았다.
휴대전화 불만사항을 털어놓기 위해 정통부 게시판을 찾았던 박모(17·고2)군도 실명확인이 되지 않아 글을 남길 수 없었다. 이들은 금융기록이 없어 신용평가정보사에 실명확인 신청을 하고 주민등록등본 을 보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청 홈페이지인 사이버경찰청의 경우, 지난 21일 개편 이후 내부확인 절차를 거친 경찰관 전용 사이트의 게시판에도 다시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 등을 입력하도록 돼 있어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 다.
한 일선 경찰관은 “홈페이지 개편 후 글 올리는 절차가 번거로워지자 하루 100여건의 글이 10여건으 로 줄었다고 들었다”며 “말로는 직원들의 작은 제안이라도 적극 검토해 실무에 반영한다며 ‘발전제 안’ 코너를 만들었는데 주민등록번호에 전화번호까지 입력하라는 걸 보면 내부 불만을 차단하려는 의도 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보네트워크’ 정책국 오병상 간사는 “홈페이지 이용자 모두가 동의하는 게시판이라면 실명제를 시 행해도 괜찮지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정부 홈페이지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통해 글을 올리라고 요구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더구나 개인의 금융거래 신용정보를 본인들의 동의도 없이 실명확인에 이용하는 것은 특정업체의 매출만 도와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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