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연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7-12 오후 12:06:00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연주
진정한 봉사를 함께 해나가는 엄일섭씨 부부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김선욱 기자





▲ 엄일섭씨의 연주하는 모습

ⓒ2003 김선욱

7평 남짓한 아파트. 남편은 지체부자유자, 아내는 왜소증, 흔히들 이야기하는 장애인 부부다. 멀리서
이들을 바라보면 불쌍한 시선을 건넨다든지 아니면 뭔가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오히려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더 힘든 사람,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위
해 쓰는 사람이 있다.

엄일섭(41)씨는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지체장애인이다. 손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움직임이 어렵다.
이런 엄씨가 피아노를 배운 것은 10년 전. 부자유스러운 손 때문에 자연스럽게 코로 연주하게 됐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는 엄씨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심
지어 그를 아는 사람들은 존경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엄씨는 주위의 이런 반응이 부담스럽다. 그
의 연주는 단순히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양로원이나 고아원에 가서 연주를 하면 제 마음도 편안해지면서 기쁘지만 연주를 듣고 사람들이 기뻐
하는 모습이 더욱 더 보기 좋습니다. 그런 분들을 생각하면서 연주를 하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좋
습니다."

엄씨가 부인을 만난 것은 5년 전. 왜소증 임에도 마음이 착한 아내는 엄씨에게 평생을 서로와 이웃을
위한 동반자로서 다가왔다. 이때부터 부부의 이웃사랑이 시작됐다

이들 부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노인정과 양로원, 고아원을 방문해 키보드 연주를 통해 사람들에게 웃음
과 희망을 전해줬다. 이들 부부가 전해주는 웃음과 희망이 일부 기업이나 유명인의 돈 몇 푼보다 더
큰 가치와 마음이 있지 않을까?

"고아원, 양로원에 가서 연주할 때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즐겁습니
다. 24시간 도움을 주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지만 그분들에게 제가 기쁨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

엄씨의 코연주소식은 미국에까지 소문이 퍼졌다. 미국의 장애인선교기관인 밀알선교회(장애인봉사단체)
에서 엄씨를 초청한 것이다. 이번 초청은 엄씨의 연주솜씨뿐만 아니라 그의 봉사하는 자세까지도 염두
에 둔 것이었다. 원래 3월경에 예정이 되었으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연기되어 올 9월쯤 미국을 방문하
게 된다고 했다.

봉사활동이 없는 날, 엄씨 부부는 여느 평범한 부부와 다를 바 없는 일상생활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
일상생활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찾는 노력은 계속된다.

엄씨는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자신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항상 남을 위해 아름다운 일을 하는 사람
들이 많아서인 것 같다”며 “이런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빛을 발했으면 좋겠
다”고 희망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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