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70세 정년" 법으로 보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7-04 오전 9:16:00
영국정부가 70세까지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직장에서의 각종 연령차별 관행을 불법화하는 획기적인 노
동관련법을 추진 중이다.

패트리샤 휴이트 통상산업부 장관은 조기 퇴직을 강요하는 고용주를 엄단하고 연령차별주의적 광고 등
을 철저하게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2일 하원에 제출했다. 휴이트 장관은 산업체가 새로운 고
용법에 준비할 수 있도록 오는 2004년 법제화를 거쳐, 2006년 말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
다.

그는 “젊어야 일을 잘한다는 편견이야말로 우리가 도전해야 할 과제”라면서 “연령차별주의는 인류가
맞서 싸워온 수많은 차별주의의 마지막 보루”라고 말했다. 또 “영국 노동현장에서 해마다 수십만명
의 40대·50대 직장인들이 퇴직을 강요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간 160억파운드(약32조원)의 경제손
실이 발생한다”고 이 법의 의미와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70세까지 노동을 강요하자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보다 많은 선택기회를 주자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직장인과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기퇴직자의 40%가 고용주로부터
퇴직을 강요받았다고 답했으며, 50세 이상 직장인 중 무려 90%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재
교육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06년 영국 노동시장에서
45~59세 연령군이 최대 규모를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새 법이 실행되면 비단 노동계의 관
행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노동관련법의 핵심은 조기퇴직 강요의 불법화이다. 즉 70세 이전에 피고용인의 의사에 반해 조
기퇴직을 강요하는 고용주는 중벌을 받게 된다. 채용공고 및 특정 직종에 나이제한을 두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재교육기회를 주지 않는 등의 관행은 물론, 연령차별주의적인 내용과 이미지를 담고 있
는 광고도 금지된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여느 차별주의와 달리 직장내 연령차별은 현실적으로 명확히 규제하기 힘들다”
며 우려의 반응을 보였다. 또 이 법이 실행에 들어갈 경우, 연령차별과 관련된 제소가 폭발적으로 증가
함으로써 경제에 부담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노동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70세까지 노동을 강요함으로써 연금수
령연령을 사실상 늦추려는 것이 아니냐”며 정부의 의도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반연령차별주
의 단체인 ‘나이를 생각하는 영국(Age Concern England)’의 고든 리시먼 대표는 “출생증명서에 적
힌 날짜가 결코 조기퇴직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없다”고 새 법을 반기면서도 “연금을 받기 위해 노동
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도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영국 정부가 새로운 노동법을 추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수명이 늘어남으로써 조기퇴직자 및 실직자수가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연금재정의 고갈이 가
속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계가 새 법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도 바로 노동자의 연
금수령권과 관련된 부분이다.

<문화 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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