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공식인정, 장기이식 국가가 관리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뇌사가 공식 인정되고 뇌사자 장기이식이 합법화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장기의 수급과 분배를 99년 8월 개설된 국립의료원 산하 국립 장기이식 관리센터를 통해 국가가 직접 통제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랑의 장기기증본부 등 민간단체와 특정 종합병원이 뇌사자 가족을 상대로 장기기증 동의를 얻은 뒤 적출된 장기를 직접 환자에게 이식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발생하는 뇌사자는 모두 국립 장기이식 관리센터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국립 장기이식 관리센터는 뇌사자의 장기를 혈액형이나 조직적합형이 일치하는 등 의학적으로 이식이 가능한 환자들에 대해 ▶ 과거 장기를 기증한 경험이 있을수록 ▶ 나이가 어릴수록 ▶ 대기기간이 길수록 ▶ 응급상황일수록 우선적으로 분배한다. 뇌사자의 발생지역도 고려된다. 서울을 비롯한 인천·경기·강원·제주를 1권역, 충청도와 전라도를 2권역, 경상도를 3권역으로 분류해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뇌사자의 권역에 거주하는 환자에게 우선권을 준다. 물론 수혜자와 기증자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콩팥이나 부분 간이식술 등 살아있는 사람이 하는 장기 기증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를 통하지 않아도 되며, 자신이 기증하고 싶은 사람을 직접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뇌사자의 장기적출은 배우자나 부모, 14세 이상 자녀나 형제·자매의 동의를 통해 가능하며, 뇌사자 생전에 장기기증에 동의했더라도 가족이 반대하면 거부할 수 있다. 뇌사판정은 신경과전문의를 포함한 3명 이상의 전문의와 종교인·법조인 7∼10명이 참여한 전국 50개 병원의 뇌사판정위원회에서 3분의 2 출석과 출석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이뤄진다. 처벌규정이 엄격해진 것도 특징이다. 16세 미만으로부터 장기를 적출하거나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장기를 적출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타인의 장기를 밀매하거나 교사·알선·방조하는 경우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많은데,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뇌사인정이 오히려 장기기증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 장기이식 관리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진 병원이 기증장기를 원하는 환자에게 직접 이식할 수 있어 병원에서 뇌사자 가족들에게 장기기증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왔지만 국가가 장기분배를 독점함에 따라 병원의 입장에선 동기를 상실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당국의 무성의한 준비도 문제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은 전국적으로 5만 여명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국립장기이식 관리센터에 등록된 대기환자는 고작 2천여명에 불과하다. 비용에 관한 문제도 있다. 장기를 적출하는데 드는 비용은 모두 수혜자 부담인데, 문제는 장기별로 보험혜택이 다르다는 것이다. 콩팥이나 각막의 경우 보험적용이 되지만, 심장이나 간의 경우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이식수술외 장기적출 비용만 1천만원 가까이 내야한다. 뇌사판정 절차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비판도 있다. 서울중앙병원 일반외과 한덕종 교수는 "뇌사자가 발생할 때마다 뇌사판정위원회가 따로 구성돼 복잡한 판정절차를 거쳐야하는 등 절차가 너무 경직돼 있어 소중한 장기가 자칫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뇌사 직후 하루나 이틀만 경과해도 장기가 손상돼 쓸모가 없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장기이식을 위해선 인원의 축소 및 절차의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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