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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도감염 또는 급성비인두염의 다른 이름은 바로 감기이다. 감기는 국적이나 국경을 초월한 가장 흔한 병이지만, 아직도 원인과 치료약을 모르는 질병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감기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우선 감기에 대해 표현하는 말부터 다르다.
우리들은 흔히 감기(고뿔) '들었다'거나 '걸렸다'고 말한다. 감기(感氣)라는 용어를 풀어보면 '불안한 기운'이 된다. 우리들은 이런 불안한 기가 '든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영어권 사람은 'catch' (a) cold 라 해서 냉기를 '잡는다'하고, 일본인들은 '가제오히쿠'라 해서 나쁜 바람을 '당긴다'고 말한다.
한국인들의 표현이 감기는 외부에 원인이 있고, 그것이 사람 몸에 든다는 수동적인 의미라면, 영어권 사람들이나 일본인들의 표현은 외부에 원인이 있지만 사람이 그걸 잡거나 당기다는 능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 감기의 원인
감기가 기승을 부리는 유행시기는 한겨울, 봄철개화기, 초가을 등 매년 세 차례 정도이다. 한겨울에 감기에 걸리면 흔히 추위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추위 그 자체와 감기의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대체로 관계가 없다고 한다. 단적인 예로 북국이나 남극을 탐험하는 사람들은 거의 감기에 걸리지 않고, 오히려 고향으로 돌아오면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겨울철 대기는 습도가 낮고 건조하다. 또 사람들은 따뜻한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게 되는데, 이때 코와 목 등의 상기도 점막이 건조해지고 마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워서 감기에 걸린다는 얘기도 있으나 이것도 아직 입증된 것은 아니다.
또 겨울엔 찬바람이 분다. 그래서 한기를 쐬면 감기에 걸린다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풍속(風速)의 변화나 대기온도의 변화가 감기를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이 또한 근거가 없는 얘기다.
그럼 도대체 왜 감기에 걸리는 걸까?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가 원인인자이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수 백 종에 달하는데 이 중에서 비강바이러스(리노바이러스)가 가장 흔하다. 이 바이러스는 길이가 1백억 분의 1㎝ 밖에 안된다. 바이러스들은 중심에 DNA나 RNA 덩어리가 있고, 이를 보호하는 갑옷을 입고 있다. 비강 바이러스도 영하 93도나 되는 저온에서도 견디고, 지구 인력의 10만 배나 되는 힘도 이겨내는 튼튼한 갑옷을 입고 있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하는 힘이 없다. 바이러스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체의 세포(숙주세포) 내부로 끼어 들어가야 한다. 그런 다음 갑옷을 벗어버리고 중심부에 있던 DNA나 RNA가 복제되고 증식된다. 이런 다음 새로운 갑옷을 걸치고, 숙주세포를 죽이고 밖으로 터져 나온다. 그러면 수많은 바이러스의 자손들이 만들어진다. 이런 자손들은 다시 다른 숙주세포를 찾아 떠나게 된다. 그래서 또 복제와 증식을 거쳐 또 다른 후손들을 퍼뜨린다.
▲ 콧물과 기침의 원인
우리가 감기를 앓는 동안 이런 과정은 수십만 번이나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그 결과로 장렬히 전사한 우리 몸의 숙주세포들은 잔해를 남긴다. 이런 잔해들 중 일부는 발열인자가 되어 몸에서 열이 나게 하기도 한다. 우리 몸에선 이들 잔해를 씻어내기 위해 분비물을 내게 되어 콧물이 나오게 되고, 또 우리 몸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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