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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없는 세상'
러시아 TV 및 라디오 송전탑인 오스탄키노 탑에 발생한 화재로 모스크바시와 시 외곽의 모스크바주 일대에서 주요 방송이 모두 중단됐다. 1천5백만여명의 시민들이 갑자기 TV가 사라진 상황에 놓인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고직후 1주일내 방송을 복원시킬 것을 지시했지만 상황이 순조롭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오스탄키노 방송탑을 복구하는 데 막대한 돈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당국자들은 다른 방송 송출방법을 찾고 있으나 이 또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서 앞으로 상당기간 모스크바 시민들은 TV없이 사는데 익숙해져야 할 처지였다.
러시아 언론들은 'TV 공백'에 봉착한 모스크바 사람들의 표정을 앞다퉈 다뤘는데, 여론조사 결과 모스크바 시민의 83가 "TV가 없다는 것이 명백한 손실"이라고 대답했다.
또 어떤 사람은 "TV가 없는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시내에 꽃을 팔러 나왔다"고 말했으며 일부는 "공동묘지에서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TV가 없으니 부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가를 보내는 이가 늘고 있다.
TV가 세상과의 유일한 통로였던 고령층에게는 이번 사태가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특집으로 한 주간의 인기 프로그램 줄거리를 상세히 실었다. 방송국들은 복구 즉시 인기 프로그램을 재방영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화재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는 업종도 있다. 신문 가판대에서는 모든 신문이 동이 나고 비디오 가게는 몰려드는 손님으로 성황을 누리고 있다.
NTV는 위성방송 채널인 'NTV플류스'를 통해 방송을 내보내는 유일한 TV이다. NTV는 폭주하는 위성TV가입 신청 전화로 전화 교환원들을 3배로 늘리고 새벽 2시까지 영업했으나 모두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NTV 방송을 보기 위해 위성 안테나를 사려는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에도 네티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TV의 폐해를 지적하며 환영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 기간동안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정화될 것이며 출산율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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