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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용돈이 생겨 중국의 중산층들이 늘어나면서 자기 나라를 한 번 돌아보고 싶다는 소원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바로 그 때문에 중국의 문화유산들이 신음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고비 사막 한가운데 있는 돈황 석굴이다. 중국이 세계에 자랑하는 최고 문화 유산 중 하나인 이 석굴들은 그 옛날 실크로드를 따라 여행하던 사람들이 4세기부터 14세기까지 천년에 걸쳐 새겨놓은 작품들이 총 집결되어 있는 곳으로 셀 수도 없이 많은 작은 동굴 하나 하나가 모두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게 장식된 사원들이다.
이제까지 바람과 비, 모래와 서구의 약탈자에 시달려온 이 석굴들에 요즘은 버스를 가득 타고 온 관광객들이 들어와 이산화탄소와 습기를 마구 뿜어대는 통에 몸살을 앓고 있다. 벽화들은 흙벽에서 처지다가 떨어져 나가고 그 섬세한 아름다움은 퇴색하고 있다. 어떤 것은 중국이나 외국 전문가들이 손을 쓰지 못할 정도로 망가졌다.
중국에서 갑자기 늘어난 국내 관광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은 돈황 석굴 뿐만 아니다. 진시황 무덤의 테라코타 전사들부터 위용을 자랑하는 만리장성까지 모두가 마찬가지이다.
중국 정부도 이제는 국가 문화유산들이 파괴되어 관광수입마저 사라져 버리기 전에 체계적, 종합적으로 보존할 필요를 깨닫고 있지만 그 진척은 상당히 느린 상태이다. 문제의 핵심은 물론 자금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경제구조 뜯어고치랴, 실업률 줄이랴, 늘어나는 노인인구 돌보고 사회기간구조 건설하고 군대 현대화시키기도 벅찬데 문화유산 보존할 돈이 남아돌 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 가난한 지방 관리들에게 관광 수입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벌이인지라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문화 및 자연자원의 가치를 훼손시킬 정도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가난에 시달렸지만 출구가 없었던 주민들이 관광이 가져다주는 물질적 이득을 외면하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중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곳인 관서성에 있는 돈황의 경우 연간 3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들로 인한 수입이 성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관광자원 보호도 하면서 관광객 서비스도 해야하는 관리들은 하는 수 없이 공개하는 석굴의 숫자를 제한하고 사진촬영을 금지하며 순번제로 입장시키는 등의 방법을 동원한다. 그래도 안내인과 함께 입장한 캄캄한 동굴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극락과 천사들을 그린 벽화나 당나라때 세워진 100피트가 넘는 대형 석불을 보려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는다.
210억달러였던 중국 전체의 관광수입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경쟁 또한 치열해 유적 훼손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베이징의 만리장성에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케이블카가 설치됐으며 유난성의 아름다운 산골마을 리지앙은 포효하는 물줄기를 따라 들어가는 경치 좋기로 이름난 골짜기까지 관광객들을 실어나를 자동차와 버스가 다니도록 한쪽에 길을 닦자 건너편 마을에서 경쟁적으로 다른 쪽에도 길을 닦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 결과 마을 주민보다 관광객 숫자가 더 많아질 정도가 되자 유네스코 같은 기관에서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지만 마을 관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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