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신사가 스포츠카를 몰고 밤거리 속도감을 만끽하고, TV 광고엔 할머니 모델이 고급 모피옷을 선전한다. 노부부가 뿜어대는 은근한 열기가 콘서트 장을 가득 메운다."
▲ 노령인구 급속 증가
21세기 소비자 혁명의 주체는 '은빛(Silver)' 세대다. 이들은 숫적으로나 자금력으로 젊은층을 압도한다. 일본 경제기획청은 '고령신인류'의 등장을 두드러진 미래사회 변화상으로 단언했다.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95년 1800만명에서 2015년 3200만명으로, 총인구의 25%를 차지하게 되지만, '황혼기'로 불렸던 이전 노년층과 달리 '소비 실세'임을 과시한다는 설명이다.
'신인류'의 대다수는 '월급쟁이' 회사생활을 한 도시민들로, 유행을 선도하고 소비구조를 변혁시킬 역량을 키워왔다. 16년 후, 55∼64세 일본인 중 남자의 31%, 여자의 22%가 대졸자다.
▲ 유행 선도 문화생활 익숙
이들은 컴퓨터·인터넷에 능하고 승용차는 필수다. 나름의 취미생활을 갖고 외식과 오락문화에 익숙한 '돈 쓸 줄 아는' 소비역군들이다. 60세 이상 월 지출액은 11만엔으로, 40대의 월 지출(9만5000엔)을 능가할 전망이다. 소비의 미학을 알기에 의료복지비에 씀씀이를 아끼지 않는 탓이다.
영국은 이미 국부의 80%를 55세 이상 고령자가 쥐고 있다. 이들의 연간 지출은 1,450억 파운드로 전체 소비의 40%를 차지하며, 저축액은 60%를 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삶의 질' 중시 구매력 높아
구미업계는 "청소년층에 관심을 가졌을 뿐 노년층 소비행태 조사에 소홀했다. "노인들도 젊은이 못지 않게 (소비양식이) 변덕스럽다"고 자성하기 시작했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는 '삶의 질'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전 세대처럼 '궁상맞지 않다'는 분석이다.
노년층을 겨냥한 시장(Gray Market)은 새롭게 떠오르는 황금시장이다. 안경제조·장례업 등 전통적인 고령 산업 말고도, 기억력을 높이는 약이나 음성인식 장치 등 첨단제품 연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지갑 두툼한' 장·노년층은 비아그라 열풍으로 '정력적인 구매력'을 입증한 바 있다.
노년층이 강력한 압력단체로 부상하는 점도 고령화사회 특징이다. 3,400만명 회원을 지닌 미국퇴직자협회(AARP)는 16년 후 8초에 한명꼴로 신입회원을 받게 돼 정치적 영향력에서 가속력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인구의 14%를 구성하는 65세 이상 인구가 2030년 30%로 폭증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정년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 강력한 압력단체로 부상
노인 기업가들이 관심을 지녔던 분야에서 창업해 노련한 경영기법을 자랑할 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사주가 경영하는 회사의 생존 확률은 70%로 평균치 (19%)를 훨씬 웃돌았다. 돈벌이보다 '취미'에 주력하고, 모험을 피하는 신중함 때문이라는 풀이다. 지구인 평균연령은 95년 25.4세에서 2050년 36.5세, 2150년 42.9세로 지구촌은 노화의 길을 걷고 있다. 선진 사회는 부양인구 증가에 따른 부담감에 짓눌려 있기도 하지만, 노년 소비군을 미래 소비시장의 '황금세대'로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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