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대통령 뽑는 진짜 유권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5:00
헌법을 제정한 이른바 '건국의 아버지들'이 가장 신경 쓴 건 주와 연방정부간의 세력 균형이다. 건국초기엔 주가 준국가나 다름없었다. 연방이라고 보다는 '국가 연합'이 더 적합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의회도 처음엔 인구비례에 따른 단원제를 채택하려 했었다. 그러자 인구가 적은 델라웨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엄연히 주권이 있는 국가나 다름없는데 혹 의회에서 차별이나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타협의 산물이 바로 상·하원 양원제도다. 하원은 인구비례로 하되 상원은 이에 상관없이 각 주에서 두명씩 선출하기로 했다. 결국 상원은 연방의회에서 주의 대표기능을 하게 된 것이다. 선거인단도 마찬가지 논리에서 나온 제도다. 연방정부의 대통령을 뽑는 것이어서 주의 권한을 최대한 살린게 바로 선거인단이다. 각 주가 동등한 권리행사를 하며 연방을 구성한 나라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 정당의 난립으로 지지도가 낮은 인물이 당선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제도라는 게 미국인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헌법엔 선거인단에 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 누가 선거인단 후보가 되면 또 어떻게 투표를 하는지에 대한 규정도 안나온다. 다면 연방 상·하원이나 고위직 공무원은 선거인단에 포함될 수 없다는 자격요건만 있을 뿐이다. ◇ 몇 명으로 구성되나? 헌법에는 연방 상·하원의원과 워싱턴 D.C.의 3명을 합친 숫자로 규정되어 있다. 하원의원은 현재 435명, 상원은 100명이다. 여기에 D.C.의 3명을 합치면 모두 538명이다. 바로 선거인단 숫자다. 워싱턴은 처음엔 주로 취급을 못 받아 이곳 주민들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없었다. 1961년 헌법을 개정해 비로소 투표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곳은 당연히 캘리포니아. 54명이 배정되어 있다. 다음은 뉴욕의 33명, 텍사스 32명, 일리노이 22명 순이다. 와이오밍과 같이 인구가 적은 주라도 최소한 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다. 연방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 1명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대통령은 50개주와 워싱턴 D.C.의 선거인단이 각각 모여 투표로 최정 확정되는 것이다. ◇ 누가 지명하나? 대부분 주 전당대회에서 뽑는다. 각 당의 지도부나 대권후보와 정치적 관계가 있는 인물들이 지명되는 게 관례이다. 그러나 펜실베니아 같은 곳은 후보가 선거인단을 직접 지명한다. 위스컨신은 주의회와 대통령 후보가 나눠먹기식으로 뽑는다. 선거철이 되면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도는 개혁당이든 해당 주에 배정된 숫자만큼 선거인단을 뽑아 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유권자 직접 투표에서 최다득표를 한 후보가 해당주의 선거인단을 몽땅 차지하게 되지만 메인과 네브라스카는 예외다. 하원선거구별로 선거인단을 배정해 싹슬이를 못하게 하고 있다. ◇ 투표는 누구에게 하나? 헌법규정대로라면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선거인단에 투표를 해야 한다. 인구밀집지역인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일리노이 등지에서는 그러나 투표용지에 후보이름만 찍혀 나온다. 선거인단 리스트를 생략한 것이다. 유권자들이 헷갈릴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애리조나와 사우스 캐럴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등 10개주는 지금도 투표용지에 선거인단 리스트가 실려있다. 각 당의 후보 밑에 선거인단 이름이 인쇄돼 여기에 투표를 해야 한다. ◇ 반란표도 나오나? 예를 들어 공화당 소속 선거인이 엉뚱하게 민주당 후보를 찍는 경우다. 선거인단 투표가 처음 실시된 1804년 이후 지금까지의 반란표는 꼭 12장이다. 헌법에는 선거인단이 유권자의 직접투표결과에 따라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안 돼 형사기소된 예는 한건도 없다. 선거인단의 반란표 처리도 주마다 다르다. 소속 정당의 후보에게만 찍게 한 곳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24개 주이다. 반란표가 나오면 즉각 이를 무효화시키고 대체 선거인으로 하여금 투표를 다시 하게 한다. 나머지는 강제조항이 없어 선거인단이 양심에 맡길 뿐이다. ◇ 최다 득표자가 낙선하는 경우도? 11월 유권자의 직접투표에서 최다득표를 하고서도 선거인단 투표에 패해 대권을 놓친 불운의 정치인도 있다. 모두 3명으로 1800년대에나 가능했을 분 이후에는 없다. 특정지역에서 강력한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는 후보들이 난립한 경우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민주·공화 양당체제가 굳어진 다음부터는 거의 불가능하다. 지난 92년 선거때 개혁당 후보로 나온 로스 페로가 전국의 유권자 직접투표에서는 19%의 지지율을 얻어냈지만 선거인단은 단 한명도 확보하지 못한게 좋은 예이다. ◇ 선거인단 투표는 언제하나? 헌법엔 12월 두 번째 수요일 다음의 첫 월요일이다. 장소는 각주의 수도. 과반수를 차지한 후보가 당선자로 확정된다. 즉, 전체 538표중 270표가 넘게 되면 백악관 주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당선자는 이미 117일 유권자 직접투표에서 결정돼 선거인단 투표는 따지고 보면 요식행위나 다름없다. 선거인단 투표결과는 밀봉된 채 연방상원의장(부통령임 겸임)에게 보내져 다음해에 양원 합동회의에서 이를 개봉, 당선자를 확정 공고한다. 문제는 그러나 언 후부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 때는 연방하원이 대통령을 뽑는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한 3명의 후보를 놓고 선출작업에 들어간다. 이 경우 전체회의에서 뽑는게 아니라 각 주마다 한표만 행사하게끔 한다. 모두 52명이지만 배당된 표는 한표뿐이다. 각 주에 동등한 파워를 부여하는 것이다. 부통령선출은 상원이 몫이다. 최다 득표자 2명중 한 명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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