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저임금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5:00
원래 최소 임금제는 프랭클린 루즈벨트(FDR)의 선거 공약이었다. 1933년 대통령에 취임하자 대공황을 수습하기 위한 '뉴딜' 정책을 내놓았다. 뉴딜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국가 기업재건법'(NIRA)이다. 최저 임금을 규정한 '공정노동기준법'은 이 속에 들어있는 조항이다. 이 법안이 발표되자 전국의 노동자들이 환호한 건 당연했다. 어느 여인은 아기를 낳자 이름을 아예 '니라'로 지을 정도였다. 최저 임금법은 그러나 노동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처음부터 벽에 부딪쳤다. 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의회는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어 기업편을 든 것이다. 임금이 올라 기업의 수익이 줄어들면 오히려 실업자가 대량발생해 경제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또 다른 장벽은 대법원. 최저 임금제의 시행은 위헌이란 경고를 내린 것이다. 헌법에 보장된 계약의 자유를 침해, 위헌 판결을 내리겠다고 루즈벨트를 위협했다. 정작 최저임금제가 통과된 건 FDR의 2기 집권때.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해 어렵사리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FDR은 이와 함께 대법원도 무력화시켰다. 당시 대법원엔 70세가 넘는 고령판사가 6명이나 됐다. 그러나 대법원 판사는 종신직이어서 의회의 탄핵이나 스스로 사임하지 않는 한 대통령도 어쩔 수 없었다. FDR은 이를 고령판사마다 에비 판사를 부쳤다. 나이가 많아 언제 유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게 이유였다. 따지고 보면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최고령 판사 한명이 굴복, 대법은 5대4로 FDR편이 된 것이다. ◇ 초기의 최저임금 1938년의 최저임금은 25센트, 노동시간은 주 44시간, 이와 함께 미성년자 취업과 남녀차별 임금 관행을 불법화 시켰다. 전체 노동자의 5분의 1에 적용됐으나 당시로는 혁명이나 다름없었다. 루즈벨트가 역사적인 최저임금제 실시를 발표하자 기업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들을 향해 루즈벨트는 "하루 1천달러를 벌고 있는 기업주가 노동자에게 고작 11달러를 주급으로 준다고 아우성친다면 이는 사회윤리에 어긋난다"며 "미국경제는 이 정도로 파국을 맞을 만큼 허약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그의 지적대로 최저 임금제가 시행되자 오히려 생산성이 크게 올라 경제가 되살아 난 것이다. 이와 함께 시민운동이 일어났다. 노동법을 준수하는 업소에 '블루 이글'(Blue Eagle) 팻말 달아주기다. 업소주인들이 최저 임금 지불은 물론 16세 이하의 어린이는 고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손님에게 홍보한 것이다. 전국에서 '블루 이글'업소 애용 캠페인이 벌어져 FDR의 노동정책은 쉽게 제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 어떻게 결정되나? 연방노동부의 임금국이 인플레이션을 감안, 산정해 낸다. 의회의 승인을 거쳐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최저임금은 1938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20차례에 걸쳐 인상됐다. 마지막 인상은 97년 클린턴의 서명으로 5달러 15센트가 됐다. 1달러가 되건 1956년. 거의 20년만에 센트에서 달러로 오른 것이다. 38년의 최저임금 25센트는 지금 가치로는 얼마나 될까. 고작 2달러 89센트. 가장 높았을 때는 1968년이다. 당시는 1달러 60센트였지만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7달러49센트나 된다. 반면 가장 낮았을 때는 1948년의 40센트. 지금 기준으로 2달러 71센트에 해당한다. ◇ 주정부 최저임금 대부분의 주정부도 연방정부처럼 자체 최저 임금제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규정은 주마다 다르다.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파, 사우스 캐롤라이나, 테네시는 아예 최저 임금제가 없으며 앨라배마는 연방최저임금에 무조건 50센트를 추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방 최저 임금인 5달러 15센트를 밑도는 주도 있다. 와이오밍은 1달러 60센트, 조지아는 3달러 25센트, 텍사스는 3달러35센트에 불과하다. 가장 높은 곳은 커네티컷(6달러15센트), 델라웨어(6달러 15센트), 워싱턴DC(6달러15센트), 메사추세츠(6달러75센트), 오리건(6달러50센트), 워싱턴(6달러 50센트). 뉴욕주는 현재 5달러15센트. 미국의 최저 임금은 얼핏 연방과 주정부로 2원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별 의미가 없다. 주정부의 임금이 더 높게 책정돼 있으며 주정부의 규정에 준해 지급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에 최저 임금제가 없으면 당연히 연방규정이 적용된다. 주의 최저 임금이 연방기본보다 밑도는 건 왜 그럴까. 이것도 알고 보면 실효가 없는 것이다. 소매업소라도 인터스테이트(inter-state), 곧 주 경계선을 넘어 상거래 이뤄지면 연방의 최저 임금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편지나 전화로 타주의 비즈니스나 고객을 상대해도 5달러 15센트의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다. 다만 이들 지역에 농장이 많기 때문에 최저 임금이 형편없이 적은 것이다. 농장에 철따라 고용하는, 이른바 '계절 인부'는 연방의 최저 임금규정에서 제외된다. ◇ 청소년과 팁 종업원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최저 임금대상이 아니다. 첫 90일 동안은 4달러25센트. 여름방학에 준해 만들어 놓은 규정이다. 그러나 14∼15세는 규정이 까다롭다. 학기 중엔 하루 3시간, 주 18시간을 넘지 못한다. 주말이나 방학기간에만 하루 8시간 노동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흔히 말썽을 빚고 있는 임금은 팁을 받는 식당이나 바 종업에 관련한 규정. 고용주가 팁을 받는 종업원(tipped employee)으로 세무당국에 보고하면 최저 임금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시간당 2달러 13센트만 주면 되지만 팁을 포함해도 최저 임금 수준이 안되면 차액은 고용주 부담이다. ◇ 생활 임금(Living Wage)이란 ? 최저임금을 대체한 개념,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생활이 될 만큼 임금을 지불하자는 캠페인이다. 대도시 정부가 주도했지만 요즘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적용대상은 관급공사나 시정부와의 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의 종업원들이다. LA는 베니핏이 있는 경우는 시간당 7달러 39센트, 없으면 8달러 64센트를 주도록 하고 있다. 10일간의 유급 휴가도 의무조항이다. LA 카운티는 더 높아 각각 8달러32센트와 9달러46센트. 뉴욕시 정부는 생활임금으로 건강보험을 포함한 9달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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