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여년간 논란을 빚어온 정치자금 공개 법안이 미국의 상·하원 모두 통과했다.
미 상원은 세금면제 혜택을 받는 정당을 비롯한 정치 단체들이 정치헌금 기부자와 지출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정치자금 공개 법안을 찬성 92표 대 반대 6표로 가결했다. 하원도 3백85대 39의 압도적인 표차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의 상·하원 통과 직후 민주당은 "비록 작지만 민주주의가 비밀주의를 이겨낸 사례"라면 환영을 표했고, 공화당은 "민주당 지지세력은 노조 등의 기부금 공개가 빠진 것은 유감이지만 깨끗한 정치를 이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논평했다.
개정된 법안은 연방차원의 세목 번호를 따 '527번 그룹'으로 불리는 정치단체들 중 모금액이 2만5천달러를 넘는 단체는 5백달러 이상의 지출내역과 2백달러 이상의 기부금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정당을 비롯한 정치단체가 특정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당활동 등을 빌미로 무제한의 자금을 모금해, 정치광고 등에 무제한 지출해도 모금과 지출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었던 기존 선거자금법의 허점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527그룹들은 그동안 특정후보를 위해 수백만달러가 드는 TV나 라디오광고, 여론조사에 아무 거리낌없이 써대 정치비용을 증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미국에서 정치 자금법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임시절부터 높았으나 돈줄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을 꺼린 의원들의 소극적 자세 때문에 결실을 보지 못해왔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 선거에 나선 특정 후보들의 천문학적 선거자금 모금 행위를 비난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의회'라는 유권자들의 불신이 깊어지자 정치권이 마지못해 개정에 합의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