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정보통신 전문용어 많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충성도', '전사적자원관리', '고객관계관리'…. 정보통신 업계에서 쓰이는 전문용어가 상당수 사용하기에 어색하거나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외국에서 개발된 기술이나 제품에 대해 우리 실정에 맞게 적절한 이름을 짓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문자 그대로 번역해 쓰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점차 외래어로 굳어져 우리말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인터넷 포털사이트 업체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충성심'이라는 용어가잘못 사용되는 대표적인 사례. 이들 업체는 네티즌이 사이트에 오래 머물고 자주 찾아오는 성향에 대해 '충성도가 높다'고 표현하고 있다. 현재 이들 업체는 뜨내기 네티즌들이 아니라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골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충성도 높이기 전략'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포털사이트 업체 직원 들은 이런 말을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접하는 네티즌들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서비스업체가 고객에게 봉사를 해야지 고객이 업체에게 무슨 충성을 하라는 것이냐. 참으로 오만방자한 용어이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용어가 즐겨 사용되는 것은 미국 인터넷 기업들 사이에서 로열티(Loyalty)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면서 국내에 들어와 이렇게 번역돼 사용된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고객에게 적용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또 '전사적자원관리'(ERP)라는 용어도 적절치 못한 것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전사적자원관리는 기업의 생산, 판매, 인사 등 모든 업무를 컴퓨터로 최적화해 통합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그 제품을 말한다.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이 원어로, '전사적관리'라는 용어는 SAP코리아가 독일의 본사에서 ERP 제품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이렇게 번역한 것이 그대로 굳어진 케이스. 원어를 보더라도 차라리 '기업자원관리', '업무통합관리' 등 쉬운 말로 부르는게 낫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고객의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기술인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도 지금처럼 '고객관계관리'라는 어색한 용어보다는 쉽게 '고객관리'라고 부르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이밖에 전자상거래 사이트라는 쓰기 편한 말이 있는데 굳이 'e-마켓플레이스'라는 원어식 표현을 쓰거나 e-CRM, e-DBM(데이터베이스관리) 등 별로 차이가 없으면서도 원래의 용어에 e를 부쳐 과장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보통신업계에 외국의 전문용어를 들여와 부르기 어려운 이상한 말로 번역해 사용하거나 심지어 외국어끼리 조합해 이상한 말을만들어내는 경향도 있으며 정부 당국이나 학계 등에서 전문용어에 대해 정리를 하거나 표준화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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