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보다 작은 로봇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휴대전화 크기의 슈퍼컴퓨터,사람 몸 속에 들어가는 초미니 의료로봇,먼지보다 작은 첩보로봇…'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들이 아니다.원자 크기를 다루는 극미세 기술인 나노테크놀로지(nano-technology)만 정복된다면 실생활에서의 활용이 가능하다.이를 위해서는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현재의 기가(10억) 바이트급에서 테라(1조)급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미세조작 기술이 현재의 마이크로(100만분의 1) 세계에서 나노(10억분의 1)의 세계로 발전한다면 공상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나노 크기에 테라급 용량을 담는 테라급 나노소자 개발 사업이 본격화됐다.과학기술부는 21세기 신첨단 사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테라급 나노소자 개발에 앞으로 10년간 1700억원을 집중 투자키로 하고,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에 '테라급 나노소자 개발사업단'을 창단했다. ◇ 나노테크놀로지 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 수준을 제어하는 기술로,원자나 분자를 조작하는 것이다.조작 범위는 0.1∼100nm로 분자와 원자를 다루는 초미세 기술이어서 고전역학이 아닌 양자역학 이론이 적용된다. 1nm는 머리카락 1개를 10만번 자른 크기며 원자 3∼4개가 모인 정도다.크기가 작아지면 집적도가 높아지고 물질의 특성 자체가 달라져 여러가지 혁신이 가능해진다.정보통신 분야의 집적도와 속도가 향상되고 제조·방위·우주분야에서의 고성능 신재료 및 혈관 속을 도는 의료로봇 등의 등장도 기대할 수 있다. 나노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될 분야중 하나는 컴퓨터 칩이다.반도체 칩의 밀도를 높이는 기술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업계는 현재의 기술은 10년 후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현재 반도체 칩을 제작하는 도구는 자외선이다.그런데 빛이 그려내는 선폭의 한계가 0.1마이크로미터(㎛)라는 게 기술적 한계다.즉 칼이 커서 더 이상 작게 칩을 깎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집적회로의 최고 밀도는 제곱인치당 1기가비트(Gb)이며 실험실에서는 10Gb 수준까지 개발된 상태다.현재의 기술로는 기억매체의 N극과 S극 사이에 존재하는 에너지벽의 크기와 상온의 열에너지가 같아 기억된 정보가 지워지는 ‘초상자성 한계’로 인해 100Gb 이상으로 기억밀도를 높이기는 불가능하다.그러나 원자 한 개를 기억매체로 사용할 경우 최고 1000Gb까지 기억밀도를 높일 수 있으며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나노테크놀로지다. 나노테크놀로지는 나노기능 소자라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덩어리 크기의 물질을 잘게 나눠 소자를 만들기보다는 자연계의 모든 생물체가 그렇듯 원자나 분자 크기의 물질을 모아 소자를 만든다는 새로운 발상이다.기존 소자에 비해 수천배의 기능향상 효과가 있어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분석하고 퇴치하는 분자칩과 DNA합성기 등에 적용할 수 있다. ◇ 개발경쟁 독일 칼스루에연구소는 개미보다 작은 기어를 개발,성냥개비보다 작은 의료용 수술가위와 핀셋을 만들고 있다.일본 도쿄대는 송곳이 장착돼 혈관 사이를 다니면서 지방분을 제거하는 직경 1㎜ 이하 초미니 로봇을 개발중이다.미국 버클리대는 암세포에 항암제를 전달할 초미니 로봇을 개발중이며,미국 플로리다 연구팀은 지난해 머리카락보다 가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나노기술에 국가의 미래를 걸고 있는 미국은 97년 1억5000만달러의 연구예산을 99년 2억3400만달러로 늘렸고 내년에는 4억9500만달러로 늘릴 예정이다.특히 미국은 나노기술이 정보통신기술과 결합,2010년쯤 기술혁명을 몰고올 것으로 보고 국방부와 에너지부 국립보건원 등으로 범정부차원의 나노기술발전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일본도 97년 1억2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관심을 기울여 현재 장비개발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 5000만달러 이상씩 투자하고 있는 독일은 제작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 ◇ 국내현황 과기부가 3년 전부터 나노 원리규명 및 제어를 위해 나노기억매체연구단과 극미세구조 기술개발 등에 소규모로 사업을 착수해 왔으나 국제 수준과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특히 국제적 수준의 전문연구인력이 100명 미만으로 크게 부족, 인력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과기부가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테라급 나노기술 개발사업단을 발족하고 10년간 1700억원을 집중투자키로 한 것은 이같은 상황에서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업단은 앞으로 현재보다 처리 속도와 용량이 모두 1000배 이상인 초고속,초고집적 및 초저 소비전력의 나노소자 개발에 나서게 된다.사업단은 그동안 공개응모 방식을 통해 테라급 나노 일렉트로닉스(Nano electronics), 분자 전자소자,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나노요소기술 등 4개 분야 16개 소과제와 10개의 타당성 검증과제를 확정했다. 또 산업체, 대학, 출연연구소 등의 17개 기관과 세부협약을 맺어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와 함께 외국에 비해 4∼5년 뒤떨어진 국내 나노소자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쿄공대, 뉴욕주립대, 러시아 반도체연구소, 중국 난징대 등의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도 수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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