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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영화도 아주 야해진 모양이다. 메이크 러브 장면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온다고 한다. '거짓말'이란 영화의 상영을 앞두고 찬반론이 날카롭게 맞섰던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회적 시비는 유럽에선 이미 오래 전에 겪었던 홍역의 하나였다. '목구멍 깊숙이' '엠마뉴엘 부인' 등의 영화가 미국에서 대히트를 치고 있을 때 유럽의 각국 정부는 이 외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몹시 당황했었다. 외설과 예술의 한계를 분명히 그어 놓기도 어렵지만 이와 같은 영화가 시민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 우려는 미국도 마찬가지였으므로 닉슨 대통령은 외설물 및 포르노그라피에 관한 조사를 전담할 특별위원회까지 발족시켜 업무를 전담시켰다.
당시 유럽 제국에서 포르노가 비도덕적인데다 성범죄 등 사회악이 우려돼 법률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었다.
물론 서독이나 덴마크처럼 음화를 공공연히 판매하는 국가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문제에 매우 엄격한 우리나라에도 웬만한 가정에 포르노 테이프 한 두개 없는 가정이 없을 정도로 크게 진보해(?) 버렸다.
어느 사회학자는 포르노 애호가들은 섹스 능력이 하강국면에 들어선 중년의 남자, 기혼의 샐러리맨,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이유는 아마도 스트레스의 홍수 속에서 바이탤리티가 전반적으로 쇠약해져 오는 반작용에 있을 것이다. 자칫 황폐해지기 쉬운 현대인의 섹스에는 각성제로서 적당한 자극이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포르노그라피가 묘약처럼 작용할 수도 있다. 즉 대뇌로부터 에로틱한 무드를 타고 형성된 성적 흥분이 하행성으로 척수에 있는 발기중후에 전달되면 마침내 페니스가 발기할 수 있는 것이다.
대개 페니스의 발기에는 세가지 메커니즘이 있다.
첫째, 황색소설이나 춘화 등에서 성적 충동을 얻는 방법 혹은 그와 같은 상상이나 성적자극이 담긴 소리 등으로 중추감각이 자극을 받으면 발기하게 되는데 이것을 의학적으로 중추성 발기라 부른다.
또 한가지는 성감대를 자극해 말초로부터 흥분이 상행성을 성충추에 전달됨으로써 일어나는 말초성 발기이다.
셋째는 매우 특수한 경우로 약물이나 전기적 신경자극으로 유도하는 인공적 발기이다.
위와 같이 어느 방법으로든 페니스가 발기하면 섹스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세가지 발기 메커니즘 중에서 중추성 발기가 가장 생리적 현상에 가깝다는 이론에서 성적충동을 일으켜 주는 기폭제로 포르노가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포르노그라피는 원시생활 시대부터 제작되었으나 그 시초는 존 크렌랜드가 지은 포르노 소설 '파니 힐'이었다.
이것은 14세 소녀의 섹스 편력을 그린 것인데 작가가 이 작품을 쓰게된 동기는 지극히 평범했다.
그는 1707년 엄격한 군인 가정에 태어나 명문 웨스트민스트에서 수학한 후 터키령 이스밀의 영사가 된 엘리트였다.
그러나 영국에 귀향하고 나서 잠시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던 중한 출판사로부터 높은 인세를 줄터이니 호색소설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집필한 것이 '파니 힐'이었다.
이 책은 1748년 간행돼 순식간에 매진되는 폭발적 선풍을 일으켰으나 예상했던 대로 검찰이 외설도서로 작가를 고발,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러나 여론과는 달리 재판관은 매우 온정이 넘치는 판결을 내렸다. 유능한 재능이 있으면 좀더 고상한 면에 활용하기 바란다는, 그의 재능을 아까워 한데서 나온 재판부의 뜻깊은 배려였다.
그 이후 소설 '파니 힐'은 포르노그라피의 대명사로 인용되고 세계 각국에서 번역된 해적판이 나돌아 비밀출판업자의 달러 박스가 되었다. 당시 영국에서는 '채털리 부인의 사랑'과 마찬가지로 1960년까지 판매가 금지된 소설이었다.
1968년 뉴욕 순회재판소는 '파니 힐'에 대해 '인간의 어떤 신체부위도 외설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리고 마침내 판매금지를 해제시켰고 이로써 미국은 섹스의 표현에 관대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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