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성생활, 부르주아의 오락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세계를 여행하다보면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들어가는 욕조를 가진 나라는 일본과 우리 나라밖에 없다. 헬스 클럽에서 회원들이 매일 사우나를 즐기는 나라도 어쩌면 우리뿐일지 모른다. 섭씨 41도의 물에 몸을 담그면 전신의 통증이 사라지며 시원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남성등은 몰라도 여성이 배스탑에 들어가는 것은 좀 생각해 볼 문제다. 하루에 수백명씩 들어가는 욕망의 물에는 여성이 들어갈 때마다 질에서 우유빛 분비물이 흘러나온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 목욕을 한다는 것은 질분비물이나 기타 다른 이물질이 함유돼 있는 물에서 목욕하는 것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이런 여성들 가운데는 여러 가지 병균의 보균자도 있을 수 있다. 트리코모나스, 캐디다균 등은 여성에게 매우 흔한 대하증 원인균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남성들에게 있어 비임균성 요도염의 원인이 되는 클래미디어란 세균이 건강한 여성의 질속에 욕조안의 물과 함께 유입된다는 사실이다. 40도 정도의 물은 살균력이 없으므로 자연히 성병에 감염될 수 있다. 이런 무고한 성병 감염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온탕 대신 사우나가 보급된 것이다. 뜨거운 공기로는 전염이 안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런 극성스러운 목욕문화는 다른 이유로 금지됐다. 서구에서 대중탕이 사라진 역사는 이렇다. 서구의 온천 발달은 로마 문화의 영향에 의해 촉구되었지만 탕치(湯治)라는 보건치료의 목적으로 이용된 것은 이탈리아였고, 그것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것은 독일이었다. 그런데 목욕탕은 흑사병의 유행과 더불어 목욕실에서도 전염된다는 이유로 급속히 쇠퇴해 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럽게 온천 탕치의 유행을 몰고 왔다. 독일 남부 지방의 하르 가스타인, 비스바덴 등이 그 당시 유명했던 온천장이었다. 이 두 곳은 모두 나트륨과 마그네시움 등 광물질과 탄산 성분이 다량 함유된 자연탕으로 사람들은 야욕장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아무래도 산간벽지이고 마차를 세내어 멀리 나서는 여행이므로 유복한 사람들밖에는 이용할 수가 없었다. 공중 목욕탕이나 탕녀가 있는 목욕실이 서민용이라면 온천은 돈많은 부르주아의 오락장이었다. 당초에는 피부병이나 골절 치료에 유효하다는 진정한 의미의 탕치였으나 목욕실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의 유식처가 되었다. 여자들에게도 온천은 휴식처로 변해 버렸고 온천장의 젊고 핸섬한 남성종업원에게 은근히 추파를 던지는 여성도 적지 않았다. 바덴이 어느 온천장에서는 노천 욕조의 탕조 주변에 구경할 수 있는 회랑을 설치, 귀부인이나 고급 유년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구경시켰다. 여자들은 자연스럽게 묶은 머리, 금은 보석의 목걸이 등으로 치장하고 아름다움을 과시했다고 '추문년대기'는 기술하고 있다. 당시의 욕조를 그린 '목욕하는 여자'라는 유화를 보면 욕통 위에 판자를 걸쳐놓고 거기에 술이나 산해진미를 차려 놓은 뒤 벌거벗은 상태로 파티를 여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넓은 욕탕에는 마사지용 침대가 놓여 있고 얇은 옷을 걸치고 안마다 몸을 닦아주는 탕녀라는 이름의 여성이 보인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여자들은 슬며시 별실의 남자 손님을 유혹하여 욕실 침대에서 최고의 환희를 즐겼다. 물론 지금처럼 미모의 안마사가 고용된 곳도 있어 창가나 거의 다름없었다. 16세기엔 창녀들이 나체의 몸으로 욕탕에 들어가 남자의 눈을 빛나게 만들었다. 그때의 목욕문화를 비판한 '동서목욕문화'라는 책에는 이러한 남녀의 광태에 놀란 정부가 1550년 욕조 내에서는 남녀가 속옷을 필히 착용하도록 엄명했으나 이런 욕탕문화는 교정되지 않았다. 독일·네덜란든 소도시의 욕장은 완전히 음욕의 소굴이었다. 그러나 1년의 절반 이상이 섭씨 10도 이하의 한랭한 북유럽에서 뜨거운 물에 하는 목욕은 최고의 편안한 휴식이었다. 게다가 남년가 혼욕하며 즐기는 유탕은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16세기 엄습한 흑사병으로 목욕실은 없어졌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러 일본인들이 자주 상륙하는 샌프란시스코에 마사지 룸이라는 매춘 목욕탕이 등장하면서 로마시대로부터 비롯된 향락적 목욕문화가 다시 등장했고 그 연장선상에 일본과 우리나라에 터키탕이 들어왔다. 성을 향한 인간의 욕구는 그 열정이 너무 뜨거워 이열치열 다스려야 비로소 진정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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