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애희 장면의 묘사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마르키 드사드의 어떤 소설에 억만금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한 미망인이 자신의 미모와 젊음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갓 태어난 아기의 피를 가득 채운 욕조에 들어가 좌욕하는 것을 일과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아름다운 여성들은 그런 잔혹한 행위까지는 삼간다 하더라도 영원히 젊음을 간직 할 수 있는 다른 방도에 대해 늘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고가의 화장품도 마다하지 않고 피부 미용실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남성의 영원한 소망은 어디까지나 건강한 신체와 왕성한 성욕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이를 먹음에 따라 그리고 돈을 벌어 식솔들을 먹여 살리는 노동이 고된데 따라, 남성기 자체도 몸에 비례해 쇠약해지고 만다.
그렇게 되면 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약이란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요힘빈이라는 최음제를 사랑의 묘약으로 널리 이용해 왔다. 이것은 아프리카에서 나는 요힘브 나무의 속을 파우더로 만든 것인데 남성의 발기부전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밖에도 19세기 유행하던 매우 강력한 섹스자극제로 스트리키닌이란 중추신경흥분제가 있었다.
이것은 현재 쥐약으로 사용하는 맹독성 물질로 이 약을 조금만 쥐가 먹으면 신경계통이 민감해져 죽게 된다.
신경계통이 민감해지면 작은 성적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좋으나 실제로 사람이 이것을 먹게 되면 문 여닫는 소리에도 깜짝 놀라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것 때문에 지쳐 죽게 된다. 그런데 이 약을 아주 적은 양만 먹으면 여성은 신속하게 오르가즘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의료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사용불가 판정이 내려져 있다.
반면 동양문화권에서는 전혀 다른 약제가 등장, 호사가들의 관심을 끈바 있다. 즉 가장 유명한 것이 중국에서 만든 홍연환(紅鉛丸)이란 약이다. 이것은 예쁘고 얌전한 13, 14세 처녀애들이 생리 때 흘러나오는 피를 은기(銀器) 또는 금기에 받아 비단 헝겊으로 그 피를 걸러 선혈로 만든 다음 그 액체에 오매수(烏梅水), 우물, 강물 등 세 가지 물을 섞어 다시 일곱 번 여과한다. 여기에 유분(乳粉), 비석(秘石), 진사여향(辰砂呂香) 등을 섞어 말린 다음 가루로 만들거나 물로 반죽해 만든다.
인도의 성전 '카마수트라'에도 여러 가지의 정력 증진법이나 미약이 실려 있는데, 그 처방전은 의술적인 것이 아니고 주술적인 것이 기저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예를 들면 양이나 산양의 수컷 고환을 우유에 넣고 삶은 후 설탕을 타 마시면 정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들이다.
그리고 여성들을 위한 성적 매혹술로 유방풍융술(乳房豊隆述)이 있다. 석류 열매의 껍질을 앵속유(油)로 삶은 뒤 유방에 바르면 비록 처녀의 단단하고 작은 유방도 곧 풍만하게 부풀어 융기하고 아름다운 모양이 된다는 것.
물론 우리나라에도 그런 비약이 있었다고 듣고 있다. 옥진환(玉鎭丸), 여의(如意)환, 음양(陰陽)환 등이 모두 중국에서 전래한 국부 자극제나 흥분제들이다.
하지만 이들 국부 자극제나 흥분제는 용뇌(龍腦), 정자(丁字), 후추 등을 조합한 환약이었으므로 자극성이 있고 게다가 남·오용으로 인해 국부가 진무르고 심하게 충혈 되거나 상처가 생겨 화농하는 경우가 많았다.
섹스 능력의 증진뿐만 아니라 노화예방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시도된 적도 있었다. 솔로몬 왕의 아버지 다윗왕은 노쇠해져 죽음이 임박했을 때 신하의 권고에 따라 슈나미태의 처녀를 안고 그녀의 애액을 마셔 건강과 젊음을 되찾았다고 한다.
불로장수 연구가로 유명한 베르린대학 교수 프레란트 박사는 "젊은 여자의 체취를 맡고 있으면 노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체취 회춘법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다윗왕이 젊음을 되찾게 해주었다는 여인의 애액에 대해 말하자면 생리학적으로는 대전정선(大前庭腺), 소전정선 그리고 질 및 자궁경관 등에서 분비하는 액이 혼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전정선은 일명 바아토린스선이라고도 하는데 질구 후벽의 양쪽에 있는 콩알만한 샘이고 소전정선은 질구 부근에 있는 조그만 점액선이다.
그 분비물의 성분은 수분이 대부분이고 거기에 MUCIN이라고 하는 단백질이 조금 들어 있는데 이것이 윤활작용의 주역 물질이다.
그러므로 애액을 섭취한다 해서 노화가 방지된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정신적 회춘이라 것이 자신을 잃어 가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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