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차 운임이 너무 낮아 차량할부금·보험료·기름값·고속도로비 등을 맞추려면 서울∼부산간을 한달에 13번은 왕복해야 한다. 그래도 수입금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 10번 왕복할 때만큼도 안된다."
때문에 화물차들은 '탕뛰기'·졸음운전·난폭운전을 예사로 한다. 화물차 사고의 16.8%가 치사율이 과속사고의 14배나 되는 졸음운전 사고다.
'시간이 바로 돈'이라며 1분이라도 빨리 가야 한다는 그들은 경찰 단속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경기 지방경찰청 오영록 경사는 "야간에 고속도로에서 과속 화물차를 단속하려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도망가는 차를 쫓다가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택시도 마찬가지다. "교통법규를 다 지키면 사납금을 채우기도 버겁다. 사납금만으로는 월수입이 60만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추가로 좀더 벌어야 생활이 된다. 난폭하게라도 빨리 빨리 다닐 수밖에 없다."
시내버스도 그렇다. "배차 간격을 못 맞추거나 수입금이 적은 하위 10%는 경영층에 불려가 싫은 소리를 듣는다. 횟수가 쌓이면 문책까지 당한다."
때문에 일반택시·대형버스의 대당 연간 사고율이 30%가 넘는다. 이처럼 전근대적인 운수정책·제도가 사고를 부른다.
관광버스 관리체계는 더 허술하다. 원래 면허제였지만 1993년 8월 등록제가 됐다. 99년 말엔 차량 사용연한 제한도 폐지되는 등 규제가 계속 완화돼 왔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마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은 고려치 않고 전시 행정적 규제개혁을 했다"며 규제개혁위원회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할 정도다.
99년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9천3백53명. 산재(産災)사망자 2천2백91명의 4배다. 매년 청주시 또는 전주시의 전체 인구 만큼인 80여만명이 다친다.
특히 영업용 차량의 사고율 증가가 두드러진다. 차량 1만대당 사망자수가 비사업용 차량의 경우 98년 6.3명에서 99년 6.1명으로 소폭이나마 줄었다. 그러나 영업용은 24.1명에서 27.9명으로 15.8%나 늘었다.
그러나 시내버스·화물차·택시 등의 지입제·실적급제에 대해 건교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도 특별한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 같은 무책임 행정으로는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