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아랑곳 700만원 외제옷 "불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우리는 개발연대의 고도경제성장에 힘입어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분수를 모르는 허장성세 때문에 'GNP 1만달러 시대'에 진입한 첫해인 97년에 IMF 시련을 자초하고 말았다. IMF 관리체제에 편입된지 1년반, 다시 도약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반성하고 또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하는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거리 일대는 '청담힐'로 불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고급품 가게가 즐비한 베버리힐스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따온 이름이다. 이 거리에 자리잡은 지방시, 크리스티앙 디오르, 구치 등 20여개의 외국 브랜드 판매상점에선 혀를 내두를 만한 사치성 고가 외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45만원짜리 넥타이를 전시해 놓은 한 가게 종업원은 "7백만원 짜리 이브닝 드레스는 반입 물량이 다 팔렸다"며 "일부 부유층 고객은 '더 비싼 것이 없느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과소비-낭비의 현장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특급호텔의 호화결혼식과 칠순, 돌잔치도 주말, 평일 가릴 것 업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특 2급 N호텔의 경우 IMF 이전 수준의 예약률을 보이며 1인당 식사비 4만원이 호화결혼식을 매월 30∼40건 치르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객이 5백명일 경우 신사, 신부화장, 비디오촬영비 등을 포함해 예식비만 3천만원이 넘는다. 국민소득 1만달러의 선진국 진입 환상을 깬 IMF 관리체제. 재벌기업의 마구잡이식 확장과 부실경영, 국민들의 과소비가 빚은 '6·25전쟁 이후 최대 위기'이자 '國恥(국치)'로 일컬어지는 IMF로 노숙자들이 길거리를 방황하고 '2백만 실업'대란이 일면서 사회를 불안케 하고 있다. 우리가 IMF 重病(중병)을 앓고 있는 현실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98년 사회통계조사의 설문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IMF관리체제 원년, 생활수준이 5년전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45.4%로 나타났다. 그러나 위기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소비의 거품현상은 어김없이 되살아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왜 이렇게 과소비 등 허장성세의 경향을 보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에게 자신의 富(부)와 신분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잘못된 습성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논스톱 압축 고도성장이 가져온 물질만능주의의 악폐라는 지적이다. 국민들의 해외여행 경비를 보면 이같은 지적은 설득력을 얻는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소비실태보고, 관광경비 비교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별 1인당 해외여행 경비는 우리나라가 IMF 이전인 97년도에 1천6백12달러인데 비해 미국 9백37달러, 독일 6백40달러, 싱가포르 1천5백달러로 조사됐다.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4∼5배 높은 선진국보다 우리 국민의 씀씀이가 많은 것이다. 또 카드 빚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의 개인소득 대비 비율도 90년 11.0%에서 96년 12.6%, 98년엔 13.0%로 높아져 "나중에 갚더라도 우선 쓰고 보자"는 심리에서 충동구매가 만연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96년에만도 한국인의 신용카드 이용비율은 신용사회가 정착된 미국(11.2%), 일본(4.2%)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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