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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문제 상담 중 80년대 삼분의 일 수준이던 이혼상담이 90년대 절반 이상을 차지, 높은 이혼율의 시대를 실감하게 하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1956년 개소 이래부터 99년까지 43년간 총 상담건수 56만여 건 가운데 12만여 건에 달하는 이혼 관련 내담자의 상담통계를 중점적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상담소에 따르면 80년대 30∼40%였던 이혼상담이 50.9%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여성들의 법적, 사회적 지위 향상과 자의식의 성장이 문제있는 결혼생활에 적극적인 이의를 제기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혼사유에서 가정법원에 청구된 사례와 상담소 사례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법원에는 배우자의 부정, 가출, 부당한 대우 등이 주요한 이혼사유로 접수되고 있으나, 상담소에는 성격차이, 애정상실, 대화단절 등 추상적인 사유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재판에서는 비교적 입증하기 쉬운 이유들을 들지만, 실제 부부들이 이혼하는 중대한 사유는 이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러한 차이를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이혼에서 성별 차이가 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혼시 남성들은 가부장적 관점에서 '시집에 잘 못한다', '순종적이지 않다' 등의 이유를 드는 반면, 여성들은 부부생활에서 애정의 문제 등 '삶의 질'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또다른 차이로는 상담사례에서 여성들의 외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남성들의 외도가 일반화되고 습관화된 것에 비해 여성들의 외도는 일회적인 것이어도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편, 시대에 따라 가정문제의 특성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 60년대는 사실혼 해소 상담의 비율이 높아 혼인신고라는 법적 형식에 익숙하지 않았던 당시 현실을 보여주었고, 70년대는 부부갈등 상담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80년대는 여성들의 경우 남편의 폭력 등 부당한 대우로 인한 상담이 크게 증가했고, 90년대 들어서는 40대 이상의 이혼상담과 노년층의 상담이 눈에 띄게 늘어나 황혼이혼의 증가 추세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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