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언론의 대남보도 논조와 구성이 크게 바뀌고 있다.
우선 남한을 자극하는 용어가 언론매체에서 사라졌다. 군당국이 노동신문·평양방송·조선중앙방송·조선중앙통신 등 언론매체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고거 '괴뢰 통치배'에서 '김대중 대통령'으로 '남조선 괴로 국방부'를 '남조선 국방부' 등올 고쳐 부르고 있다. '남조선 호전광' '원수들을 전율케 하자'는 등의 원색적 표현도 슬그머니 없어졌다.
더 주목할 변화는 방송 편성과 신문 편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앙방송·평양방송 및 중앙 TV는 정규보도 시간에 북하내 소식을 전한 후 일상적으로 전하던 '남조선 소식'을 생략하고 국제소식을 내보내고 있다.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아예 '남조선소식'면을 없애버렸다. 노동신문은 남한·통일 소식을 싣던 5면에 경제·사회·문화 소식 등을 부분 게재하기 시작하더니 남한 소식을 일절 싣지 않고 있다.
6면 제작의 이 신문은 평소 1·2면에 정치소식, 3·4면에 경제·사회·문화 소식, 간지인 5·6면에 남한 및 국제소식을 게재해 왔다.
이 변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기간 중 국방위원회를 비상소집해 휴전선 대남 방송을 비롯, 각종 선전매체에서의 대남 비방을 중지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비난성 기사를 없앤 대신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통일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평화통일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논설은 "민족끼리 싸워서 손해볼 것은 조선민족뿐"이라고 주장했다.
평양방송은 남북의 어느 계급·계층도 자기의 이해관계를 전면에 내세워 통일실현에 지장을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민족대단결을 주장했다.
북한언론은 또 연방제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 통일 방안"이라고 강조한다. 노동신문은 "북과 남의 서로 다른 제도를 하나의 제돌 만드는 문제를 앞으로 천천히 풀어가도록 후대들에게 맡겨도 된다"면서 1민족 1국가 2제도 2정부에 기초한 연방제 방식의 통일을 거듭 촉구했다.
이런 움직임에서 북한언론이 대남 비방보다 통일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편집방향을 알 수 있다.
북한전문가들은 이를 화해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남한 언론의 북한 비판논조 차단 및 연방제 논의 활성화 등을 의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북한언론은 정상회담 기간에 공개된 김위원장의 파격적인 모습과 육성을 정작 주민들에게는 그대로 전하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정상회담 다큐멘터리 편집에서도 김위원장의 육성은 내보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개방을 과시하면서도 내부적으론 김위원장에 대한 신비화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