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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노인들의 일거리 찾기
싱가포르 킹 앨버트 파크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 카운터에는 이렌느 호(60) 할머니가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느라 분주하다. 시간당 3불씩을 받고 하루에 4∼5시간씩 1년째 일하고 있다는 호 할머니는 "손님이 많아야 신바람이 난다"며 "기력이 닿는 한 계속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내 맥도날드 매장 직원 중 60%가 50세가 넘는다. 본사 마켓팅부 베티 푸 마케팅 매니저는 "정부 권유를 받아들여 노인채용을 늘려왔다"며 "노인들을 위해 컴퓨터도 조작하기 쉽도록 단순화했다"고 말한다.
종교인·상담원·변호사 등 일부 특정 직종을 제외하면 정년 이후 재취업이 어려운 것은 선진국도 마찬가지. 하지만 노년을 일하며 보내는 이들이 많다. 다소 싼 급료,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일감이 노인력의 보고(寶庫).
영국에서는 식료품 체인점의 포도주 판매원으로 노인들이 인기다. 젊은이들보다 포도주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 고기들에게 많은 설명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 가꾸기·나무심기 등을 하는 'B&Q 컴패니'도 노인을 선호한다. 젊은이들이 이런 일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일본 주몬지 여자대학 오쿠야마 쇼지교수(노년사회학)는 "아타미 등 온천 지역에는 노인들만 모여서 운영하는 호텔도 여러 곳"이라고 들려준다. 노인 종업원들은 일주일에 두 번 츨근하는데 젊은이들처럼 경박하지 않고 서비스도 정중해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가구판매원·레스토랑 종업원처럼 오랜 생활경험을 바탕으로 하거나 학원 외국어강사처럼 근무경험을 토대로 노년에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노인들끼리 모여 회사를 차리기도 한다.
치바시 빌딩 관리 용역회사 '마이스타 60'은 60세 이상 기술자격증 보유자만 고용하고 있으며 반도체 화학 등 과학분야의 특허내용을 요약해 영어·일어로 CD롬에 담는 '도쿄 싱크 서비스'도 전직원이 60세가 넘는다.
그렇다고 '돈 벌이'만이 일인 것은 아니다. 노년의 자원봉사도 훌륭한 '일감'.
영국에서는 '노인자원봉사자가 없으면 병원의 업무가 마비되고, 신체 부자유 노인들이 급식을 받지 못해 빈사상태에 빠지며, 복지매장들은 한푼의 이익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귀중한 물건들을 보관·전시하는 트레져하우스에서 안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존 바스틴(88)할머니는 "사회에서 내가 할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의 보람을 느낀다"며 "지금은 무릎이 아파 매주 토요일만 안내를 하고 있지만 그전엔 더 많이 봉사했었다"고 무척 아쉬운 표정.
미국의 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30% 이사이 자원봉사자로 특히 60∼74세 노인들 중 절반 가량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워싱턴주 렌튼시 노인회관은 안내 데스크에서 식당·1백여 개의 각종 프로그램까지 모두 자원봉사체제로 운영된다. 나무인형 깎기반은 지난날 목수로 일하면서 인형을 만들어오던 할아버지가 지도하는 식. 하루 4백여 명의 노인들이 이곳을 찾지만 유급 고정직원은 4명뿐이다.
하루 2교대로 완전 무급봉사로 안내 데스크를 지키고 있는 80대 초반의 매기 할머니는 "'돈벌이'일은 하기 싫어도 돈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이지만 봉사는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라며 성취감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노년에 일을 즐기려면 중년부터 준비를 해야한다. '회사 인간' 일색이던 일본에서도 근래 50대가 넘은 직장인가운데 근무가 끝난 뒤 야학에서 특정 기술을 배운다든지, 기업과 사회에 자원봉사를 함으로써 많은 노인들이 자신의 삶을 위해 보람있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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