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집착, 아집은 '고립에 이르는 병'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옛날부터 동양에선 육십이이순(60세가 되면 생각하는 것이 원만하여 어떤 말을 들어도 이해를 잘 한다는 뜻)이라고 했고, 서양에서도 '노인=현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노인이 되더니 의심이 많아지고 성격이 괴팍해졌다'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노년기엔 어떤 심리적 변화를 겪는 것일까. 노인의 가장 특징적인 심리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사물을 판단하는 기준을 외부세계가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 두려는 성향이 짙다. 노년기에 고집이 세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도 익숙하지 않아 융통성이 적고 경직돼 보인다. 노인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할 때 지금까지 효용이 없던 방법이라 할지라도 쉬 바꾸려 들지 않는다. 과거를 회상하는 것도 노년기의 한 특징이다. 노년이 되면 자신의 과거를 재해석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주위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지난날을 좋은 방향으로 지지받고 싶어하는 심리에서 비롯한다는 게 심리학자들의 지적이다. 오래 간직해온 물건이라는 점에서 심한 애착도 가진다. 시간에 대한 초조함도 나타난다. 그간 해놓은 것도 없는 것 같고 남은 생은 짧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후에 남은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유품, 업적, 유산 등을 남기고 싶어하기도 한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위치도 달라진다. 중년까지는 '가정의 중심'이었으나 노년에는 '주변 인물'로 전락한다. 당연히 존중되던 권위가 사라지고, 자신의 견해가 가족에게 받아들여지는 기회도 적어진다. 공동체에서 지니는 파워도 약해진다. 사회는 점차 노인을 '보호해야할 대상'으로만 받아들인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겪는 노인들이 어떻게 슬기롭게 젊은이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노인 스스로 현실을 깨달아서 생활 태도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으므로, 장기적인 사회교육을 통해 서서히 의식을 바꿔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노인대학, 노인학교, 언론 등을 통해 노인의 재교육과 재사회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재교육 프로그램은 중년에 들어서는 마흔 이후에는 시작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억력 감퇴, 우울증 같은 정신적 변화도 노년에 찾아온다. 노인은 노화와 더불어 신체적 질병으로 인한 기능 상실, 배우자와 가족의 죽음, 자녀들의 거부감,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정신질환에 걸리기 쉽다. 전체 노인의 25-40%는 정신장애가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정신과를 처음 찾은 환자 가운데 네명 중 한명 꼴로, 정신병원 입원 환자 가운데는 세명 중 한명이 65세 노인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전통적인 가족제도, 경로사상 등이 노인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었지만 급속한 산업화, 핵가족화로 고독감이 커져 앞으로는 노년에 정신질환을 않는 이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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