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대학과 서울대의 입학원서는 무척 다르다. 미국 최고 대학과 한국 최고 대학의 입학원서가 보여주는 차이는 입시제도와 문화 말고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95년 하버드대의 원서는 A4 용지 24페이지 분량이다. 원서는 크게 교사 2명의 평가, 학교 상담교사 평가, 인적사항과 가족사항, 관심분야, 재정 능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사의 평가와 상담교사 평가, 인적사항 등은 다른 대학과 공통양식이지만 재정능력은 하버드 고유 양식이다.
교사 평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수험생을 묘사할 수 있는 몇 단어를 써넣으라는 항목이다. 교사는 해당 학생을 가장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골라 이 항목을 작성한다. 교사는 이어 수험생의 독립성, 독창성, 리더쉽, 잠재능력, 성장 능력, 특별한 재능, 열정 등을 A4 용지 반장 정도에 문장으로 기재한 다음, 각 항목별로 평균이하- 평균-우수-매우 우수- 특출- 내가 가르친 학생들 중 최고 등 6등급으로 나눠 평가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원서에 교사평가의 공개 비공개 여부를 명시하도록 한 점이다. 이는 미국 법률이 나중에 수험생이 자신에 대한 교사의 평가서 공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교사들 대부분은 공개를 전제로 작성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이 난이 공개로 돼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가족관계를 쓰는 난에 부모의 이혼 여부까지 기록토록 한것은 다분히 미국적이다. 인종을 기록하는 항목은 기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백인들은 거의 기록하지 않고 흑인이나 히스패틱 수험생들은 신입생 선발과정의 소수인종 배려를 활용하려고 기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재정능력 항목에서는 하버드 연간 학비를 밝힌 후 부모의 수입 등 재정능력을 4페이지에 걸쳐 자세하게 쓰도록 한다. 여기 집의 자동차가 무슨 차종이며 몇년식인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기록하도록 돼 있다. 이유는 장학금을 주는데 필요한 근거자료로 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다르다. 외국인들은 노란색의 4페이지짜리 재정보증서를 입학원서와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이 재정보증서는 수험생이 입학 후 제대로 학비를 낼 능력이 있는지를 나타내 주는 자료로, 재정 능력이 있을 수록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서울대 입학원서는 이와 비교하면 무척 간단하다. 우선 입학원서가 한 페이지 짜리로, 이름 학교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과 보호자의 이름, 관계 , 직업을 쓰라고 돼 있다. 성적 기록표 항목에는 고교학업 성취도에 고교 1,2,3학년 교과성적, 출석성적을 기록하도록 한다. 매우 객관적인 내용들 뿐이다.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원서 뒤편에 기재된 원서 작성 유의사항에 고교 학업성취도란을 기재하고 그 위를 투명테이프로 붙여야 한다는 대목이다. 수험생이 조작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도이다. 하버드는 입학원서를 성실하게 작성한 수험생에게 비중은 작지만 점수를 더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학들도 입학원서와 별도로 학교생활기록부 등 수험생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은 자료를 제출토록 한다. 그러나 학교생활 기록부에 교사가 기록하는 수험생에 대한 주관적 평가는 합격 여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