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면역관 - '모든 질병은 정기부족 탓'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한의학에서 면역이란 용어는 18세기에 저술된「면역유방」이란 책에 처음 등장한다. 이 책에서 면역은 「역병(전염병)의 위해를 피한다」는 의미로 쓰였는데, 기본적으로 현대 의학에서 말하는 면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현대의 면역과 좀더 가까운 개념으로 한의학에는 정기라는 게 있다. 이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질병으로부터의 회복 능력을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건강과 질병의 발생 여부를 정기와 사기(발병인자)라는 개념을 이용해 설명한다. 한의학의 바이블인 「황제내경」을 보면 건강한 상태를 「정기가 체내에 잘 간직돼 사기가 침범하지 못한 것」, 발병 상태는 「사기가 침범한 것은 정기가 허약해졌기 때문」으로 표현돼 있다. 이처럼 한의학은 「정기」 중심의 체제를 갖고 있으며, 질병을 일으키는 사기를 배제하기보다는 정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한의학의 치료가 정기의 보강을 강조하다보니 한약은 모두가 보약인 것처럼 오해를 받기도 한다. 물론 사기를 배제시키는 치료 의학적 역할도 있다. 하지만 발병인자를 적극 찾아내 공격·제거하는 데 집중하는 현대 서양의학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이 때문에 한의학이 근대 이후 전염병 퇴치에 강점을 보인 서양의학에 밀리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인체의 질병은 인체 자체의 문제로부터 발생하므로 면역기능이 중요하며, 정기의 강화, 즉 면역의 정상화를 꾀하는 데에 강점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한의학은 질병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기가 약해진 상태를 허라고 하며, 이 허는 다시 기허 혈허 양허 음허로 세분된다. 각각에 대해 보기약, 보혈약, 보양약, 보음약의 보약을 복용한다. 이처럼 한약은 지나치면 억제하고, 모자라면 보강시켜줌으로써 인체의 정기, 생리기능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효과를 갖는다. 한의학에서 악성종양은 적의 개념과 유사한데, 중국 명대의 의서인 「경악전서에는 「정기를 잘 배양하면 적이 저절로 사라진다」고 했다. 한의학에서는 암치료에도 정기, 즉 면역기능의 정상화에 주력하며 실제로 일정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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