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 식중독균의 역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7-14 오후 11:42:09

냉장고 안 식중독균의 역습


식품을 차게 보존하면 일반적으로 보존기간이 늘어난다. 그 이유는 첫째, 식재료가 가진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변성을 막기 때문이다. 둘째, 식품을 차게 보존하면 미생물의 증식도 억제할 수 있다.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인간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에서 가장 활성을 나타내며 온도가 떨어지면 활성이 저하된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냉장고 속에 넣어둔 음식은 언제나 신선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세상에는 극한생물(extrempphiles)이라 하여 도저히 생물이 살아갈 것 같지 않는 고온이나 저온, 고압, 고염분, 낮거나 높은 pH를 지닌 곳에서도 거뜬히 살아가는 미생물들이 존재한다. 특히나 저온균들은 빙점에 가까운 냉장실 속에서도 충분히 생존 가능하며 그 중 일부는 오히려 냉장실 속에서 활발하게 증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염 비브리오균은 최적 조건에서는 10분에 1번씩 분열할 정도로 번식력이 왕성하다. 상온에 방치한 음식물 중에 장염 비브리오 균이 단 1마리라도 있을 경우, 겨우 4시간 뒷면 이들은 100만 마리 이상으로 불어난다. 따라서 상온에 몇 시간 동안 방치했던 음식물(특히 수산물)이라면 이미 장염 비브리오균은 식중독을 일으키기 충분한 수로 번식한 뒤라 아무리 냉장고 속에 넣어도 식중독을 예방할 수 없다. 역시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균 역시 추위에 강해 냉장고는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이들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더운 여름철에는 단시간이라도 냉장상태가 유지되지 않았던 우유나 유제품, 육류나 생선류는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균들은 저온 상태에서 단지 생존이 가능할 뿐이지만, 개중에는 저온 상태에서 오히려 잘 자라는 별종들도 존재한다. 여시니아균의 경우, 빙점에 가까운 저온에서도 얼마든지 번식할 수 있어서 여시니아균으로 오염된 물과 우유, 유제품, 육류 등은 냉장고 속에 넣어두어도 계속해서 번식하여 숫자를 늘린다. 또한 곰팡이의 일종인 푸른곰팡이는 10℃이하 저온에서 활발하게 번식한다.

음식물을 철저하게 냉장보관을 했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식중독은 살아있는 세균이나 노로바이러스처럼 미생물 그 자체가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미생물이 만들어 분비한 독소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황색포도상구균이 만들어낸 독소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조리를 위해 끓이게 되면 바로 사멸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장독소는 냉장고 속에 넣어두어도 파괴되지 않으며, 심지어 100℃에서 60분간 끓여야 겨우 없어질 정도로 내열성이 강하다. 따라서 이미 황색포도상구균이 자라고 있던 식재료는 저온 보관해서 익혀 먹는다고 해도 식중독을 예방하기 어렵다.

냉장고는 식품이 본래 지닌 효소의 활성을 저해하고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시켜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시켜주는 유용한 존재다. 이 유용한 존재가 계속해서 우리 삶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냉장고의 기능은 원래 신선했던 식품의 신선도를 '조금 더 오래' 유지시켜줄 뿐, '계속' 유지시킬 수는 없으며, 처음부터 미생물에 상당히 오염된 음식물이라면 이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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